홍락훈 작가의 세 번째 SF 판타지 초단편소설집 '러브 앤 티스'는 드래곤과 고블린, 마녀, 인공지능들의 삶의 애환과 모순적인 SF 세계관에 블랙코미디를 갈아 넣었다.
220자로 '트윗'을 작성하듯 X(이전 트위터)에 이야기를 게재하는 독특한 형태를 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전작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와 '잼 한 병을 받았습니다'에 이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위트와 풍자를 이어간다.
"자기 의사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지적장애인에게 위험도 높은 전뇌 시술을 받게 하고, 보호자 인격을 복제해 만든 인공지능 어시스트를 부착해서 행동을 조종하는 게 윤리적으로 옳을까? 그것을 과연 보호자의 보살핌으로 볼 수 있겠냔 말이야. 백 번 양보해서 인공지능의 명령이 그들의 행동을 바로잡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선택권은? 젠장.
그런 걸 돌봄이나 보호라고 할 수 있냔 말이지……." ('Where?' 중에서)
전작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귀여운 괴짜 마녀, 전기톱을 들고 메탈 음악에 맞춰 굿을 하는 엘프 보살, 이세계(異世界)로부터 밀려온 공산주의 혁명까지 등장한다.
다소 매니악한 저자의 작품은 서간문, 인터뷰, 문자메시지, 이메일, 보고서, 자동 기록 로그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유연함으로 다가선다.
홍락훈 지음 | 에이플랫 | 4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