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자칫 우발적 사고로 묻힐 뻔한 경기 안산시 빌라 가스 폭발 사건의 '고의 흔적'을 찾아내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고 범인을 직접 구속 기소한 사례 등 4건을 '2024년 2월 형사부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이동원 부장검사, 주임 박원석 검사)는 자신이 거주 중인 빌라에 고의로 가스 폭발을 일으켜 주민 등 5명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우발적 사고를 주장하던 A씨의 고의 흔적을 직접 찾아내 지난달 구속기소했다.
A씨는 빌라 가스 폭발로 주민 등 5명에게 상해를 입히고, 불길이 번진 인근 건물까지 총 46가구에 수리비 총 1억6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A씨는 "자고 일어나 담뱃불을 붙이자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약 7개월 만에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A씨가 도박빚 독촉을 받던 중 술을 마시고 신변을 비관해 가스 호스를 분리시킨 뒤 가스에 불을 붙여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전모를 규명했다.
검찰은 A씨 주거지 압수수색, 현장감식 결과 분석,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누출 실험, 휴대폰 포렌식 등 적극적인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국적의 A씨가 가족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총 1만7820행을 번역·분석해 A씨의 충동적 성향 등 재범 위험성도 입증했다.
아울러 검찰 송치 당시 11가구에 그쳤던 피해 규모를, 전수조사를 통해 최종 46가구로 명확히 규명하고 상해 입은 피해자에게 치료비 지원을 의뢰하는 등 피해자 지원에도 노력한 점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대검은 이밖에도 △혐의없음 처분으로 묻힐 뻔한 외국인 불법 출입국 브로커 3명의 사기행각 전모를 밝혀낸 대구고검 이종구 검사 △종중 명의 토지매매약정서 위조로 기소된 종중 임원의 여죄와 공범을 찾아낸 울산지검 형사4부(박성민 부장검사, 주임 임대현 검사) △불송치 이의신청된 화물차 매매 사기의 전모를 규명하고 범인을 구속기소한 전주지검 형사2부(황성민 부장검사, 주임 강재하 검사)를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