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국민의힘 김은혜(성남분당을) 후보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찍은 사진이 선거활동에 이용된 것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노동조합 측은 입장문을 내고 "특정 후보가 총선을 맞이해 본인 선거운동에 한국은행을 선전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와 이 총재가 손을 맞잡은 사진이 '기준금리 내려서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 등 선거공약 문구와 함께 일반에 공개된 데 대해 공공기관인 중앙은행의 '중립 의무'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취업 규칙은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및 여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한국은행은 정부 기관과 달리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으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그 설립목적이 있다"며 "금리 결정은 국가경제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 사항으로 특정 지역이나 그룹의 사사로운 사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후보가 본인 출마 지역구의 재건축 여건 개선을 위해 금리를 결정하는 총재를 면담하고 금리인하를 요구한 사실을 페이스북 등 선거캠프용 매체를 통해 알리는 행위를 했다"며 "높은 물가수준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계부채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금융당국의 안정화 의지를 꺾는 행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운동에 한국은행을 이용하지도, 끌어들이지도 말라"고 촉구했다.
앞서 야권에서도 김 후보의 선거 홍보물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8일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가장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한국은행마저 이번 선거에 활용하려는 무지하고 저급한 시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은 특정인의 요구나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이 아니며, 정치인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김은혜 후보의 행동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이와 함께 도당은 김 후보가 기업 등을 방문하는 형태의 홍보 활동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다. "선거를 위해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공약을 위해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게 진정 힘 있는 정부 여당의 본 모습이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