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022년 12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1대4 패) 이후 1년 3개월 만에 뛴 A매치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태국과 졸전 끝 1대1로 비겼다. FIFA 랭킹 22위인 한국이 무려 79계단 아래인 101위 태국과 무승부를 거둔 것은 굴욕적인 결과였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백승호는 "초반에 더 집중을 해야 했고, 이후 좀 괜찮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면서 "다시 분석을 해서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백승호는 황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와일드 카드로 뽑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에도 황 감독은 백승호를 주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그만큼 백승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황 감독이 이번에는 어떤 주문을 했을까. 백승호는 "아시안게임 때와 달리 너무 올라가지 말고 되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하라고 하셨다"면서 "하던 대로 차분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의 잔디는 추운 날씨 속 꽁꽁 얼어 고르지 못한 상태였다. 백승호는 "중요한 경기인데 잔디 상태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늘도 어제보다 날씨가 추워서 초반에는 많이 얼어 있었다"면서 "잔디가 얼어 있고 여러 부분에서 아쉬운 게 있었지만, 잔디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더 집중해서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데 대해서는 "나도 그렇고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누가 찬스를 더 잘 살리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실점한 부분도 그렇고, 집중력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더 소통해서 찬스를 살리면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탁구 게이트', '카드 게이트' 등 거듭된 논란 속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백승호는 "외적으로 있었던 일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태국전만 바라보고 준비하기로 했다"면서 "다들 굉장히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결과가 아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뛴 백승호는 지난 겨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버밍엄 시티에 새 둥지를 텄다. 독일 다름슈타드에서 활약하다 2021년 국내 무대에 입성한 뒤 2년 만에 다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해외파가 된 만큼 이동 거리에 대한 체력 부담이 있지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것을 영광이라 생각했다. 백승호는 "다시 대표팀에 오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러 가지 목표를 조금씩 이루고 있다"면서 "간절한 만큼 버밍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앞으로 더 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는 데 대해서는 "확실히 상위권 팀들은 프리미어리그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굉장히 터프하고 새로운 축구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도 많이 배우고 있고,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잘 적응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홈에서 승리를 놓친 한국은 이제 원정길에 오른다. 22일 태국으로 출국해 26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C조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태국의 더운 날씨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백승호는 "태국 선수들에게도 더울 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으니까 빨리 가서 적응하고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