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를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마음을 다시 잡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임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의 호출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록 태국과 1대1로 비기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팬들과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서 국가대표 은퇴는 없음을 확실히 했다.
손흥민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홈 경기 후 "나에게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단 한 번도 당연시된 적이 없다. 매번 감사했고, 매번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 그런 심경이 거의 코앞까지 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 '캡틴' 박지성, 기성용(FC서울)은 물론 클린스만 감독 시절 코치를 맡은 차두리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 손웅정 씨 역시 손흥민이 마음을 다시 잡는데 힘을 실어줬다.
손흥민은 "은퇴 선수들에게 질문도 많이 하고, 조언도 구했다.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아직 어린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이만큼 사랑을 받는 축구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로서, 또 사람으로서 사랑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 분들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상황에서 동료들이 그런 것을 다 떠안게 할 자격이 있나 생각을 많이 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면서 "선택에 있어서 많은 팬들, 가족들,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어디까지나 나와 축구 팬들의 약속이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약한 생각을 다시 안 할 수 있도록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최근 인터뷰를 다시 언급하며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몸이 되는 한, 대표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민재가 이야기한 것처럼 대가리 박고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