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8년 만에 안방에서 펼쳐진 봄 배구를 승리로 장식했다. 만원 관중 앞에서 플레이오프(PO)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OK금융그룹은 2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풀 세트 혈투 끝에 3 대 1(22-25 25-22 25-21 22-25 15-13) 역전극을 일궈냈다.
단판 승부에서 이긴 OK금융그룹은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오는 23일부터 정규 리그 2위 우리카드가 선착한 PO에서 3전 2승제 시리즈를 펼친다.
OK금융그룹은 2020-2021시즌 이후 3시즌 만에 PO에 진출했다. 당시 정규 리그 4위인 OK금융그룹은 준PO에서 KB손해보험을 꺾었다.
특히 2016년 챔피언 결정전 이후 8년 만에 안방에서 치른 포스트 시즌(PS)였다. 2016년 3월 24일 당시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을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당시도 2638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는데 8년여가 흐른 이날도 매진을 이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기적의 PS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한때 최하위권에 밀렸던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경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즌 막판 분전하며 4위로 봄 배구 막차를 탔다.
특히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3위 OK금융그룹을 꺾고 승점 차를 3으로 좁혀 극적으로 준PO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적지에서 열린 준PO에서는 역전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출발은 현대캐피탈이 좋았다. 특히 상대 주포 레오에 대한 수비가 빛났다. 12 대 8 리드에서 레오의 직선 강타를 리베로 박경민이 걷어올렸는데 그대로 상대 진영 라인에 떨어진 게 압권이었다. 허수봉의 강서브로 15 대 9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OK금융그룹도 레오와 송희채가 분전하며 22 대 23까지 추격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의 강타가 폭발하고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가 꽂히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 레오는 양 팀 최다 12점에 공격 성공률도 63%가 넘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아흐메드도 78%에 육박하는 공격 성공률로 7점을 뽑았고, 허수봉과 최민호가 10점을 합작하며 지원했다. 전광인도 마무리 서브 득점 등 3점을 뽑았지만 OK금융그룹은 레오 다음으로 송희채가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2세트 OK금융그룹이 공격 다변화를 꾀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신호진이 세트 후반 접전에서 천금의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알토란 3점을 보탰고, 레오가 막판 강타를 뿜어내며 8졈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아흐메드의 2세트 공격 성공률이 46% 밑으로 떨어졌다.
3세트에는 베테랑 송희채가 빛났다. 상대 주포 아흐메드를 단독 블로킹하며 14 대 12 리드를 이끈 송희채는 승부처에서 잇따라 강타를 터뜨렸다. 16 대 14, 23 대 20으로 가는 귀중한 점수를 올린 송희채는 세트를 마무리하는 직선 강타까지 꽂아 만원 관중을 열광시켰다. 송희채는 3세트 귀중한 5점으로 레오(8점)를 든든히 받쳤다.
현대캐피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세트를 8점을 몰아친 아흐메드를 앞세워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OK금융그룹은 22 대 23에서 나온 레오의 공격 범실이 아쉬웠다.
마지막 5세트 현대캐피탈이 먼저 전광인과 허수봉의 잇딴 득점으로 4 대 1까지 앞서갔다. OK금융그룹도 작전 타임을 부른 뒤 레오의 후위 강타와 대각 공격 등 폭풍 4점으로 역전을 이뤘다. 이에 현대캐피탈도 작전 타임을 불렀고, 아흐메드의 강타로 동점을 만들며 이후 피 말리는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결국 집중력에서 OK금융그룹이 앞섰다. 11 대 11에서 레오의 강서브 득점이 터지자 다음 서브에서 아흐메드가 어려운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곧바로 아흐메드가 서브 실수를 범했고, 13 대 13에서도 전광인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다. OK금융그룹의 매치 포인트에서 신호진이 끝내기 공격을 터뜨렸다.
레오가 무려 43점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고, 송희채도 그물 수비와 함께 15점으로 거들었다. 신호진도 끝내기 득점 등 12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가 29점, 허수봉이 23점, 전광인이 18점을 올렸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맹활약한 송희채는 구단 창단 멤버로 2015, 2016년 두 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후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를 거쳐 올 시즌 전 6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해 PS 진출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