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대구 찾은 한동훈…"대구가 대한민국 구했다"

도태우 변호사 공천 취소 이후 악화한 TK 민심 찾아 지지 호소
'박근혜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 등 동행…한동훈 "이종섭, 국민의힘 뜻으로 귀국"
일정 곳곳서 "대구시민은 똥개 아니다" 도태우 공천 관련 공개적인 비판 여론도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위원장은 21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 텃밭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지역에선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도태우 변호사가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끝에 공천이 취소되는 등 과정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들끓었다.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으로 위기에 몰린 한 위원장이 보수층에 지지를 재차 호소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곳에선 도 변호사 공천 번복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문시장과 동성로 등 대구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유동인구가 몰리는 상징적인 장소들을 연이어 찾았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 주호영·김상훈·이인선·김승수·강대식 의원을 비롯해 권영진 전 대구시장, 김기웅·우재준·최은석 후보 등 대구 지역구 총선 출마자들이 여기에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우선 서문시장을 돌며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내밀며 "저희가 잘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는 대한민국이 진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한민국을 구했다. 저희가 이재명과 이재명의 범죄 세력, 통합진보당의 후예가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망치는 걸 막겠다. 함께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어 동성로를 찾았다. 그는 연단 위에 올라 "모든 후보를 결정하고 오늘부터 드디어 진짜 선거를 향해 출발한다"라며 "오늘부터 전국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뒤덮겠다. 저희를 선택해 주시라"고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주변을 둘러싸고 악수 등을 요청하는가 하면 단상 앞에 모여 한 위원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한 위원장은 이에 앞서서는 대구 달서을 지역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윤재옥 원내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축사로 힘을 보탰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기 죄로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이기려 하고,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기려 한다"며 "민심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서울 강북을의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 가해자를 부적절하게 변호해 비판받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가해자 편이 아니고 피해자 편이기 때문에 용인 못할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최근 여권에 대한 여론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던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결국 귀국한 데 대해선 "국민의 뜻을 어떻게든 좇아보려는 국민의힘의 뜻으로 이 대사가 귀국한 것이고 이제 답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라며 "이제 우리 자신 있게 얘기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월배 차량기지 이전, 상화로 지하화 사업, 유천IC 하행선 램프 설치 등 윤 원내대표의 지역 관련 공약도 언급했다. 또, 선거사무소에 "대구와 함께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윤 원내대표 역시 "좋은 정치 하겠습니다"는 문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한 위원장의 일정 중엔 도 변호사 문제를 비롯해 이번 공천에 불만을 갖고 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나왔다.

한 우파 단체는 서문시장에 '대구시민은 똥개가 아니다. 먹던 것을 던져 주면 꼬리 흔드는 개가 아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도태우는 대구의 자존심"이라며 "그가 이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얼마나 싸웠나"라며 도 변호사의 5·18 폄훼를 옹호했다. 동성로에서도 한 위원장의 발언 동안 '집토끼도 뛸 줄 안다 '대구 시민 분노한다'는 피켓을 든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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