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새벽부터 공항 '뻗치기'…이종섭 귀국 규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귀국과 관련, 이 대사의 임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체류 기간에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돼 조사받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 등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적 망신이고 호주에 대한 외교 결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애초부터 호주 대사 임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나빠지고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급히 귀국시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사가 한국에 들어온 것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젊은 장병의 죽음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미 국정조사와 특검법이 발의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사는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이며, 대통령실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했는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그런 이 대사를 호주로 도피시킨 것 자체가 대통령실로 연결되는 수사에 대한 고의 방해나 지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 귀국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며 "공수처는 이 대사를 빠른 시일 내 수사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주요 당직자와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으로 예정됐던 이 대사의 입국을 앞두고 오전 5시부터 인천공항 입국장에 집결해 이 대사의 귀국을 규탄했다. 이들은 '도주대사 이종섭 즉각 해임 즉각 수사'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 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가지 의혹들에 대해선 이미 수차례 사실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임시 귀국한 이유는 방산협의와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

또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방산협력 관련 업무와 한-호주 간에 계획된 외교장관, 국방장관 '2+2 회담' 준비 등 호주 대사로서 해야 할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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