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를 거쳐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 일정이 잘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 차례에 걸쳐서 그런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중복해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고,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방산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며 "그 다음주는 한-호주간 계획돼 있는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고, 이 두 가지 업무가 전부 호주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한 의무이다. 그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자들이 '언제까지 (국내에) 체류할 계획인가', '대통령실의 연락을 받은 것이 있나',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인정하나', '바뀐 휴대전화를 제출한 이유가 무엇인가', '공관장 회의 일정을 어제(20일) 전달받은 것이 맞나' 등을 질문했지만 이 대사는 "수사 문제는 수사기관에서 다 말씀드리겠다"며 답하지 않고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며 미리 준비된 차량에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20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주관으로 "오는 25일부터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 대사는 4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연례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의로 인해 예정보다 1개월 정도 빨리 귀국하게 됐다.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한 지 11일만이다.
단 외교부 당국자는 이 회의 일정이 언제 최종적으로 결정·통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본부와 참석 대상 재외공관들의 일정·협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며 언급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