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급등세 진정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아파트 가격 회복세가 시작됐는데요. 이런 회복세는 지역별로 양극화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보유세 등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공개했는데 집값 편차는 보유세 편차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공시가 3.25%↑, 지역별 온도차…송파 10.09%↑vs 구로 1.91%↓
국토교통부가 오늘 공개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올해 서울 공시가격은 3.25% 올랐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 전 지역의 공시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번에는 지역별로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잠실동이 있는 송파(10.09%)와 목동이 있는 양천(7.19%),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5.09%) 등의 상승률은 평균 이상이었습니다. 반면 외곽 지역인 노원(-0.93%)과 도봉(-1.37%), 강북(-1.15%)은 하락했고 구로는 1.91% 하락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런 격차는 단지별로도 나타났는데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82.61㎡ 공시가격은 지난해 15억1700만원에서 올해 19억7200만원으로 무려 29.99% 올랐고요.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43㎡ 공시가격은 지난해 15억4400만원에서 올해 18억1200만원으로 17.36% 상승했습니다. 강동구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전용 84.74㎡도 8억5400만원에서 9억6400만원으로 12.88% 올랐습니다.
강북권도 동대문구 전농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96㎡ 공시가격은 6억7천만원에서 7억8600만원으로 17.31% 올랐고,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69㎡ 공시가격도 10억1100만원에서 10억9600만원으로 8% 인상됐습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81㎡ 공시가격은 12억2800만원에서 12억3400만원으로 변동폭이 미미했습니다.
잠실주공5 보유세 32.38% 급등…아리팍 7.26% 인상 그쳐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 보유세도 지난해보다는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보유세가 급상승했던 지난 정부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CBS노컷뉴스가 신한은행 압구정역 기업금융센터 우병탁 부지점장(세무사)에게 올해 공시가격 변화에 따른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요. 집값 회복세가 다른 지역보다 강해 공시가격 상승률 역시 여타 지역보다 높은 강남권의 주요 단지 보유세는 다른 지역보다 더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같은 지역에 있더라도 단지별로 집값, 공시가격, 보유세로 이어지는 상승폭이 달라지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의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438만원)보다 32.38% 오른 580만원으로 계산됐습니다.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의 보유세 역시 작년(440만원)보다 18.74% 상승한 523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같은 강남권이라도 재건축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폭이 더 컸고, 이에 따른 보유세 부담도 더 커진 겁니다.
다만 잠실 주공5단지 1주택자가 2022년 915만원, 2020년 908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보유세가 30% 넘게 올랐다고 해도 이전보다는 세부담이 크게 낮아진 겁니다. 은마아파트 1주택자도 2021년에는 683만원의 보유세를 냈지만 올해는 그보다 낮은 금액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반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20.82㎡의 보유세는 지난해 755만원에서 올해 806만원으로 6.72% 올랐고, 강남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보유세 역시 지난해 1058만원에서 올해 1135만원으로 7.26% 오르는 등 재건축 아파트 보유세 인상폭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공시가격이 인상폭이 높지 않았던 강북권은 보유세 부담 역시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81㎡의 보유세는 지난해 267만원에서 올해 276만원으로 3.6% 늘게됐고,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59㎡의 보유세도 지난해 243만원에서 올해 253만원으로 4.3% 오르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다주택자 세부담, 보유주택 공시가 연동…은마+마래푸 보유시 17.07%↑
다주택자의 경우도 어떤 주택을 보유하느냐에 따라서 보유세 부담이 달라졌고, 주택수 차이에 따라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높아지진 않았습니다.
잠실 주공5단지와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2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1279만원에서 올해 1679만원으로 31.28% 늘었는데 이는 잠실5단지의 집값 및 공시가격이 크게 인상된데 따른 것입니다.
반면 은마아파트 전용 84.43㎡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59㎡ 등을 보유한 2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1526만원에서 올해 1786만원으로 17.07% 올랐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대전 죽동 유성죽동푸르지오 전용 84.99㎡를 보유했다면 보유세는 지난해 508만원에서 올해 559만원으로 9.79%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신한은행 압구정역 기업금융센터 우병탁 부지점장은 "최근 몇년 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되면서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 이제 공시가나 보유세를 볼 때는 작년 대비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몇 년 간의 추이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전반적으로는 2022년 공시가를 확 떨어뜨린 뒤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 매매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종부세가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