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불법 경선 논란이 빚어진 광주 북갑을 전략지역구로 지정해 '비명(비이재명)계' 조오섭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결과적으로 비명계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데 마지막 전략공천 카드를 소진한 셈이 됐다. 반면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공천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공천 막바지까지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오섭 컷오프 가닥…박용진 지역구와 '이중잣대' 논란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광주 북갑을 전략지역구로 지정하기로 잠정 결론내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근 당 윤리감찰단으로부터 광주 북갑 정준호 후보의 윤리규범 위반 사실을 보고 받았다. 당대표 직속 기구인 윤리감찰단은 앞서 최고위원회 의결에 따라 정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에 착수한 바 있다.해당 지역이 전략지역구로 지정될 경우 전략경선이 아닌 단수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기간(21~22일)이 임박해 경선을 치를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점자인 현역 조오섭 의원이 공천 승계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기류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앞서 당은 '막말 논란'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 추천을 무효로 하면서 현역 박용진 의원으로의 공천 승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지도부는 정 후보 논란이 경선 절차상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점자인 박 의원이 자동 승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경선 과정에서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발생한 광주 북갑에서도 차점자에게 공천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잠정 결론이 나오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 강북을 사례와 비교할 때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손훈모 후보에 대해서는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부정이 확인돼 경쟁 상대인 김문수 후보를 최종 민주당 후보로 교체한 선례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측근 한민수 대변인 등 친명계 후보가 단수 공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실상 비명계인 조 의원 찍어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검찰은 정 후보가 전화 홍보원 다수에게 일당 1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하고 민주당 경선 기간 동안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광주지검은 정 후보 선거캠프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친명' 양문석 공천 유지 전망…전략지역구 카드 50장 소진
이와 함께 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공천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당내 비명계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당에서 광주 북갑을 마지막으로 당 대표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지역구 지정 횟수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체 선거구의 20% 이내(최대 50곳)를 전략 공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결국 양 후보에게 향후 추가 의혹이 불거져도 공천 결정을 취소하고 다른 후보를 단수 공천할 여지가 없게 된 상황이다.
양 후보 공천을 유지할 경우 당내에서는 '친명 공천'이라는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안산갑 경선에서 양 후보와 겨룬 친문 중진 전해철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양 후보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발언들에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김부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양 후보의 공천 재고를 요구했고,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도 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비상 권한으로 추가 전략 지역구를 선정할 수는 있다"며 "다만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고 정무적 부담이 있을 수 있어 대표가 비상 권한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