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증원 수를 조정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고수하지 말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후배들을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증원을 단계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역대 정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해 너무 늦어버렸다"며 2천명 증원 의지를 강조했다.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는 '2천명' 증원 규모도 논의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천명 증원) 의제에 대해서 저희는 오픈돼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의료계에서 350명, 또 500이라고 말하는데 의료계가 그 근거를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도 이날 오전 중대본 브리핑에서 "모든 논제에 대해 대화 가능하다"며 "다만 정부는 2천명 증원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 선거 코앞으로…후보 대부분 '강경파'에 개원의 파업 가능성도
하지만 전공의들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18일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1308명에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발송하며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에게 의사 면허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최종 통지했다. 이번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사들에게 면허정지 처분이 확정된 첫 사례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19일 이들에게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 위반 혐의로 면허정지 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정부의 법적 대응에 의협도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의협 차기 수장에 강경파가 당선될 경우 의정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의협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제42대 회장 선거를 치른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겸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이 후보로 나섰다.
정운용 대표를 제외하고는 정부 의 의대정책에 반대하는 '강경파'다. 강경파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개원의까지 집단 휴진에 나서며 의료계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도 크다.
올해 초 의료단체가 진행한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임 회장은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