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90%에 가까운 득표로 5선 고지를 확정한 뒤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밤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발니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이 나발니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른 것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나발니씨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정부 구성원이 아닌 동료들이 나에게 나발니씨를 서방 국가 감옥에 있는 사람들과 교환하려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며 "나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나발니가 사망 직전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는 나발니 측근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이날 정오에 맞춰 러시아와 세계 곳곳의 투표소에서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무효표를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표출하는 시위를 벌였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러시아 대통령선거 마지막 날인 이날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투표용지에 남편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그(푸틴)는 살인자이고 깡패이므로 그와는 협상도 무엇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5~17일 진행된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5선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80% 개표 현재 87%대 득표율을 기록한 상태다.
그는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