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기억은 다 잊었습니다"
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1실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거 출신 선배인 류현진으로부터 부상 위험이 있는 만큼 시속 150km가 넘는 공을 던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문동주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할 기회를 그냥 넘기지 않고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문동주가 TV에서만 봤을 타자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매니 마차도를 삼진으로, 김하성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폭투를 범하면서 1점을 허용했다.
이후 문동주는 안정을 되찾았다. 2회에는 변화구를 많이 섞으면서 제구 위주로 경기를 운영,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문동주는 이날 시속 150km 초중반대 공을 꾸준히 뿌렸고 최고 시속 155km가 넘는 빠른 공도 선보였다.
문동주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초반부터 강한 공을 뿌린 이유에 대해 "류현진 선배와 얘기한 150km 관련 이야기와는 아무 상관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의지대로 강속구로 맞붙었다는 의미로 들렸다.
경기 초반 제구 난조와 관련한 질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1회는 다 잊었다. 2회에 좋았던 기억밖에 없다. 1회 기억은 다 잊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어 "1회는 제가 생각한대로 잘 되진 않았다. 그러나 긴장하거나 그런 건 크게 없었다. 긴장을 더 하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긴장이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1회가 안 좋아서 2회는 마음을 편하게 하고 들어갔다. 원래 느낌을 되살리고자 예전 느낌으로 던졌고 그게 잘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