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올 시즌 왕중왕전 결승이 흥미로운 대진으로 결정됐다. 남자부는 '디펜딩 챔피언' 조재호(NH농협카드)와 '초대 왕중왕'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 여자부는 '4년 연속 왕중왕전 결승 진출' 역사를 쓴 김가영(하나카드)과 첫 결승에 오른 김보미(NH농협카드)가 맞붙는다.
이들은 16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4강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17일 여자부에 이어 남자부 결승이 펼쳐진다.
특히 조재호, 사파타, 김가영이 우승을 거두면 PBA 최초 왕중왕전 다관왕이 된다. 김보미가 정상에 오른다면 생애 첫 PBA 우승컵을 거머쥔다.
조재호는 4강전에서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를 세트 스코어 4 대 2(6:15, 15:10, 15:7, 15:5, 13:15, 15:4)로 눌렀다. 1세트를 뺏겼지만 2세트 4 대 10으로 뒤진 6이닝 조재호는 무려 11점을 퍼부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세를 몰아 3세트를 하이 런 9점으로 4이닝 만에 끝냈고, 4세트도 15 대 5(11이닝)로 따냈다. 레펀스도 5세트를 만회했지만 조재호가 6세트를 7이닝 만에 15 대 4로 끝냈다.
시즌 상금 랭킹 32위까지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조재호는 지난해 스페인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노린다.
사파타는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휴온스)와 4강전에서 4 대 0(15:5, 15:9, 15:13, 15:13) 완승을 거뒀다. 특히 사파타는 이날 4세트를 24이닝 만에 끝내 이닝 평균 2.5점의 경기력을 뽐냈다.
지난 2020-21시즌 사파타는 초대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준우승을 차지한 왕중왕전의 강자다. 사파타는 2시즌 만에 결승에 올라 우승 상금 2억 원을 놓고 조재호와 격돌한다.
여자부에서는 '당구 여제' 김가영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4년 연속 왕중왕전 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앞서 김가영은 우승 1회, 준우승 2회의 성적을 냈다.
김가영은 '얼음 공주' 한지은(에스와이)과 4강전에서 1세트를 11 대 4(12이닝)로 따냈다. 한지은도 2세트 11 대 5(11이닝)로 맞불을 놨지만 김가영은 3세트를 11 대 10(9이닝), 근소한 차로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세트 스코어 4 대 2의 승리.
'4강 징크스'에 시달려온 김보미는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넘었다. 4강전에서 7세트 접전 끝에 4 대 3 승리로 생애 첫 왕중왕전 결승에 올랐다.
김보미는 PBA 투어에서 10번이나 4강에 올랐지만 결승에 진출한 것은 2번뿐이다. 지난 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첫 결승에 올랐지만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이미래와 4강전 뒤 김보미는 우승에 대한 담담한 각오를 밝혔다. 김보미는 "항상 우승을 너무 하고 싶어서 상상으로 꿈도 꿨는데 매번 4강에서 넘어지다 보니 상상을 안 하기로 했다"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예선 첫 경기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