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이라는 사자성어가 잘 어울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풍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어 고척 스카이돔으로 돌아왔다.
김하성은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서울시리즈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서울시리즈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한다는 게 너무 기대된다. 제가 5년 동안 홈팀 선수로 뛰었던 구장이라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개막전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서 2경기를 치른다.
매니 마차도는 "여기는 김하성의 고향이 아닌가. 지난 몇 달 동안 김하성이 굉장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즐거웠다. 여기서 개막전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선수들인 이날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클리닉을 개최했다. 파드리스 동료들에게는 김하성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마차도는 "김하성을 우러러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아이들이 김하성을 보고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기뻤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 아이들은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하성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구단은 한국에 오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에게 간단한 한국어와 문화에 대해 교육했다. 김하성은 "대부분 한국에 처음 오는 선수들이다. 한국어를 배워보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문화 탐방에 나섰다. 그는 "도착 첫 날에 오자마자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사찰에도 다녀왔다. 한국 사람들은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한국만의 문화를 체험할 기회는 또 있다. 바로 공식 개막전에서다.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지지 않는다. 관중 대부분이 차분하게 지켜본다. 한국은 다르다. 국내 야구 팬들의 흥이 차오르면 야구장은 노래방이 된다.
김하성은 "한국과 미국의 응원 문화에 차이가 있다. 미국 선수들이 많이 신기해하고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제가 듣기로 굉장히 시끄러운 관중들이라고 들었다. 경기 내내 응원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들었다. 그런 분들 앞에서 야구를 한다는 건 정말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