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왕중왕전에서 김보미(NH농협카드)가 '당구 여신'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넘어 생애 첫 결승에 진출했다. '당구 얼짱' 차유람이 우승 후보로 찍은 실력을 입증했다.
김보미는 15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여자부 4강전에서 이미래를 세트 스코어 4 대 3으로 눌렀다. 1, 2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3개 세트를 따낸 뒤 마지막 7세트를 가져갔다.
왕중왕전 첫 결승 진출이다. 김보미는 2021-2022시즌 왕중왕전 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김보미는 또 생애 첫 투어 우승에도 도전한다. 김보미는 지난 시즌 8차 투어인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에 밀렸다.
이미래는 2020-2021시즌 이후 3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김보미를 넘지 못했다. 생애 첫 왕중왕전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출발은 이미래가 좋았다. 1, 2세트를 11 대 9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김보미가 3, 4세트 모두 11 대 5 승리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의 분수령이던 5세트 행운의 여신이 김보미를 향해 웃었다. 8이닝째 시도한 옆돌리기가 키스에도 득점으로 연결됐고, 9이닝에서도 뒤돌려치기가 역시 키스 끝에 다시 성공했다. 이미래에 미안하다는 뜻으로 인사를 한 김보미는 이어 침착하게 긴 뒤돌려치기를 구사하며 세트 역전에 성공했다.
6세트 이미래도 반격하며 승부를 마지막 7세트로 몰고 갔다. 5이닝째 어려운 2뱅크 샷 등 대거 7점을 퍼부었다.
하지만 마지막 7세트 행운의 여신이 다시 김보미를 찾아왔다. 3이닝 뒤돌려치기와 4이닝째 뱅크 샷이 키스에 의한 행운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승기를 잡은 김보미는 5이닝째 옆돌리기와 걸어치기 뱅크 샷, 앞돌리기까지 5점을 몰아쳤다. 이미래는 8이닝째 옆돌리기가 키스에 막혀 땅을 쳤고, 김보미가 침착하게 3뱅크 샷을 성공시켜 경기를 매조졌다.
김보미는 그동안 실력에 비해 운이 따르지 않는, PBA 최고 불운 선수로 꼽혔다. 2022-2023시즌까지 무려 7번이나 4강에 올랐지만 결승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4강 징크스'를 시달렸다. 그러다 지난 시즌 마지막 정규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에서 7전 8기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에도 4강에 2번 올랐지만 결승은 물론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당구 얼짱' 차유람도 인정한 실력이었지만 운이 없었다. 차유람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실력이 있다면 우승하지만 김보미처럼 톱 선수를 다 이겨도 우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더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승부처에서 김보미에게 운이 따랐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보미는 또 다른 4강전인 김가영(하나카드)-한지은(에스와이) 승자와 17일 결승에서 격돌한다. 과연 김보미가 여세를 몰아 생애 첫 우승까지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