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의 '험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선 한 위원장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인파와, 반대로 한 위원장과 여당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인 이들이 뒤섞였다. 일부는 대치 과정에서 "한동훈은 물러가라", "이재명은 물러가라" 등으로 편을 나누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15일 오후 광주 충장로 거리 인사에서 "국민의힘이 16년 만에 호남 전체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호남에 정말 잘하고 싶고 진심이기 때문"이라며 "호남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이번 4·10 총선에 광주에서 출마하는 비대위원 박은식 후보(광산을)를 비롯해 안태욱(광산을), 하헌식(서갑), 김윤(서을), 강현구(동남갑), 김정명(북갑), 양종아(북을) 후보 등이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후진시켜려는 세력과 전진시키려는 세력간 선택의 문제라 생각한다"며 "저는 이재명과 조국, 통진당 잔당같은 후진 세력이 대민을 후진시키는 걸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의) 모든 의석을 달라는 게 아니다. 저희를 일부나마 선택해 주신다면 광주와 호남에서 광주 시민들의 삶을 증진하기 위해 민주당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특히 "우리 국민의힘은 광주 5·18 민주화항쟁의 정신을 존중하고 이어받겠다는 확실하고 선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당 안팎의 비판이 일었던 점을 짚은 것이다.
한 위원장의 근처에서 그의 발언을 듣고 있던 일부 광주 시민들은 한 위원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응원을 보냈다.
반면 인파 뒤편에선 '해병대 수사 외압 윤석열을 탄핵하라' '5·18 망언 후보 공천 광주 기만하는 한동훈은 물러가라' 등 피켓을 든 이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중 일부는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유튜버들과 대치했다. 양측은 마주 서서 각각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재판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소리를 높이거나, "한동훈은 물러가라" "이재명은 물러가라"며 언쟁을 벌였다.
한편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G) 입주업체 간담회에서 도 후보 공천 취소와 관련해 "공관위는 그(5·18 발언 사과) 이후 다른 사안들에 대한 (도 후보의) 언급이 더 나오면 우리 당 입장에선 공천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은가 새로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저도 거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천 후보들의 과거 문제적 발언이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내용임에도 공관위의 검증에 부족함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설화를 거론하며, "민주당에 대해서도 평가해 보시라"라며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저희가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라, 공천 관리를 하다 보면 짧은 시기에 그런 문제를 제대로 검증 못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면서 "문제가 발견된 이후 시정하는 과정을 봐주시면 우리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