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직서를 내고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중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례들이 확인됐다며, 이는 징계·처벌 대상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기존에 정부가 내린 집단 사직서 수리금지 및 진료유지명령이 유효한 만큼 소속병원 외 겸직 근무나 의료기관 개설 등은 원칙적으로 모두 '불법'이 된다는 취지다.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10명 이내의 전공의가 다른 의료기관에 중복으로 인력 신고된 사례가 파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용 병원과 이들의 근무현황 등에 대해서는 상세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수련 과정 중에 있는 전공의가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계약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면 수련규칙('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수련병원장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또 타인 명의로 처방전이나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처벌되며 이 전공의를 고용한 개원의 등도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된다.
즉, 의사로서 다른 병원 또는 보건관계기관에서 의료행위를 일체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전 통제관은 "전공의 여러분과 의료기관 관계자분들께서는 이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에도 서울시의사회가 전공의들을 돕겠다며 구인·구직 게시판을 개설한 것과 관련해 같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또 지난달 19~20일 전공의들이 집단적으로 제출한 사직서가 여전히 '무효'라고 못박았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민법 제660조에 근거해 사직서를 낸 지 한 달이면 효력이 발생하고 전공의들이 '자유의 몸'이 돼 일반의로 개원 가능하다는 해석이 제기돼 왔다.
해당 조항은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 통고를 할 수 있"고, "상대방이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료법 제59조제1항에 근거해 복지부 장관이 발령한 진료유지명령이 '모든 전공의'에 대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통제관은 "또한, 전공의의 수련계약은 '기간의 정함'(약정)이 있는 계약이므로 계약관계에 따르더라도 사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신분상 이들에게 가능한 선택지는 신속히 복귀해 수련을 재개하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기존의 유효한 행정명령 등에 대한 검토 없이 전공의의 일방적 주장에 따른 사직 처리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런 상황들은 다시 한 번 각 의료기관에 안내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민법 661조상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는 의료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업무개시명령이 가장 먼저 적용된다"며 "(전공의들은) 빨리 수련기관으로 복귀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전 통지 등 절차가 진행 중인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을 두고는 "처분 예고가 나간 후 의견 제출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 기간이 좀 더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며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전통지서 우편 송달 등에도 2·3차 전송 등 상당 시간이 소요돼 실제 처분이 언제 이뤄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사직 결의를 모으기로 하는 등 '집단사직'이 임박한 교수들을 향해선 '아주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전 통제관은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조속히 돌아오도록 하시는 게 교수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집단 사직까지 가서 환자의 생명·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께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들까지 자리를 비울 경우,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느냐는 질의엔 "비상진료체계를 단계별로 여러 상황에 맞춰 계속 조치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어쨌든 이 사태가 해결이 되도록 교수님들(협의회·비대위 등)과 대화하고 설득 노력을 계속하며,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