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스라엘 네타냐후 내각의 교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슈머 원내대표는 14일(현지시간) 상원 회의에서 "이스라엘 현 정부가 가자지구 민간인의 과도한 희생을 유발해 세계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대인인 슈머 원내대표는 "이스라엘은 외톨이가 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 중대한 시점에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한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라마단(3월 10일 ~ 4월 8일) 이전을 목표로 진행되던 휴전 협정이 무산됐고, 가자지구의 난민·기아 상황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지지층 이탈이 감지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송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지목하며 "그는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도리어 해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기도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외면해, 전 세계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네타냐후 총리 교체 주장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부터 시작됐다.
앞서 지난 1월 말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전직 국장 4명, 이스라엘군 전 참모총장 2명, 노벨상 수상자 3명 등 43명은 이스라엘 대통령과 의회 의장에게 총리를 교체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실정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을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전에 있었던 네타냐후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도 문제 삼았다.
이스라엘 매체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장 선거가 실시될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제1당 리쿠드당은 제2당으로 밀려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 국무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한 새로운 추가 제재를 발표하고, 이스라엘 단체 2곳과 개인 3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정착촌을 밀어붙이는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을 노린 공격의 배후 역할을 한 이른바 '아웃포스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 서안지구에서 폭력 행사에 관여한 이스라엘인 수십명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고, 지난달에도 서안지구 정착촌과 관련해 이스라엘인을 제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