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정우택 국회 부의장의 충북 청주 상당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대신 서승우 전 충청북도 행정부지사를 우선 추천했는데, 당분간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청주 상당 정 부의장의 공천을 취소하고, 서 전 부지사의 우선 추천을 의결했다.
공관위는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온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결백을 주장해 온 정 부의장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정 부의장은 이 지역구 경선을 앞두고 2020년 지역의 한 카페 사장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CCTV 보도되자 정치 공작이라며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카페 사장과 주고 받은 메시지, 녹취록 등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은 계속됐다.
정 부의장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이 건은 제가 먼저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조금만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최초 보도와 후속 보도 사이에 날짜와 시간이 오락가락 하는 등 정치 공작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 부의장의 6선 도전이 사실상 어렵게 되면서 청주 상당의 선거 판세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충북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청주 상당 총선은 애초 거물급 빅매치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 정치 신인들의 대결로 재편됐다.
국민의힘 공천장을 새롭게 받은 서 전 부지사는 당초 인접한 선거구인 청주 청원 경선에서 김수민 전 국회의원에게 패배하고도 선거구를 바꿔 다시 기회를 얻었다.
다만 이번 결정에 반발해 정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애초 청주 상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정 부의장에게 경선에서 패한 윤갑근 전 도당위원장이 서 전 부지사의 공천에 반기를 들 여지도 남아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천 취소는 지극히 사필귀정"이라며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지도 않는 낙하산 공천은 도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서 전 부지사의 전략 공천을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은 이 선거구에 '친문' 핵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경선에서 이긴 '친명' 원외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청주 상당 총선에는 녹색정의당 송상호 후보와 무소속 우근헌 후보도 도전장을 던졌다.
송 후보도 성명을 통해 "정 후보는 결국 오답이었고, 국민을 우롱한 국민의힘과 정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며 "서 전 부지사 우선 공천은 오답 투성이 후보군 중에 또 하나의 오답 후보를 내놓은 졸속 공천"이라고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