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배우 불러 '성인 엑스포'…"성 착취" vs "자유로운 성문화"[노컷투표]

지난해 열린 행사 모습(왼쪽)·KXF 개최 규탄 기자회견 모습.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다음 달 경기도 수원에서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참석하는 '성인 엑스포'가 예정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명백한 성 착취며 성매매 옹호 문화를 확산한다"며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성인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이 다음 달 20일 수원의 한 민간 전시장에서 열립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2번째 행사로,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AV 배우들의 팬미팅 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최 측은 SNS 등을 통해 초청 배우 라인업을 공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행사에 "일본 탑급 AV 스타 20여 명과 섹시 걸그룹, 국내 유명 성인 유튜브 채널 및 성인용품 업체가 총출동"하며, "비키니 패션쇼와 AV 배우들의 대규모 팬미팅, 섹시 걸그룹과 DJ들의 공연, 각종 이벤트 부스 등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KXF 개최 규탄 기자회견 모습.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이에 7개의 여성단체와 30여 개의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12일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개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협의회는 "이 행사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성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노골적으로 '여성의 성'을 매개로 수익만을 노리는 명백한 성 착취이며 성매매를 옹호하는 문화를 확산할 뿐"이라며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기에 심각한 성폭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광명에서 열린 1회 행사에서는 '게임'이라며 남성 관객에게 여성 모델의 엉덩이를 때리게 하고, 누워있는 남성 관객을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마사지하는 장면들이 나왔습니다.

협의회는 해당 행사가 "남성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매매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문화를 조장하는 공간, 여성을 성 착취하는 장에 불과하다"며 "여성의 성을 착취하고 상품화하는 행사 개최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열린 KXF 행사에서 남성 관객이 여성 모델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 유튜브 캡처

반면, 주최 측은 "오히려 '성인=불법'과 같은 편견 때문에 성인문화는 더 숨고,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미국 과학전문지 '더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성인 콘텐츠 이용이 증가할수록 성범죄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인들이 성인문화를 자유롭게 즐기고, 건전하고 올바르게 공유할 방법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인식 또한 바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XF가 열리는 민간전시장 '수원메쎄'와 불과 50m 거리에 위치한 초등학교. 구글맵 캡처

한편, 행사가 열리는 전시장의 위치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이 전시장과 직선으로 불과 50m 거리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평소 초등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곳이라는 전언입니다. 이 전시장의 운영 규정 사용조건 항목에는 '사회질서 및 공익에 반하는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며 청소년에게 유해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광명 행사 때에는 1천여명이 참가했는데 이번 행사에는 1만여명의 참가가 예상된다"며 "민간 전시장에서 대관하는 것이어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청소년들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되니 시민들이 참여를 자제했으면 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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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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