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가을 낙엽처럼 떨어지는 이들이 있다.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던 중소기업, 소상공인 출신의 현역 의원들이다.
이들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출마를 선언, 공천을 신청했지만 줄줄이 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이 전 장관은 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장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들어왔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취임 2년여만이 지난 연말 장관직을 사퇴한 뒤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 최근에는 서울 중·성동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하태경, 이혜훈 후보와 경선을 치렀지만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일찌감치 탈락했다.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들어왔지만 재선의 꿈을 접었다.
당초 서울 마포갑 지역에 사무실까지 마련해 지역구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경기 광명갑으로 지역구를 변경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염두에 뒀던 마포를 떠나 지역기반도 없는 광명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20여일 만에 경선을 포기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인 이동주 의원이 경기 부평을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햇으나 경선에서 패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출신으로 21대 국회 민주당 비례대표로 들어온 김경만 의원 역시 고향인 광주 서구을로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출신 비례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공천에서 살아남은 의원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유일하다.
한 의원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출신으로, 당초 연고지인 대구 지역구 출마가 거론됐으나 교통 정리 끝에 경기 평택갑에 단수공천돼 4월 본선을 앞두고 있다.
21대 국회에 중소기업, 소상공인 출신 인물들이 대거 영입됐음에도 22대 국회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인지도와 함께 정책 전문성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전문적 식견을 가진 인물의 영입인만큼 각 정당들이 이를 보장하고 비례대표 본인들도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전문성을 유지 신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