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12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현대건설은 25승9패 승점 77로 1위, 흥국생명은 26승8패 승점 73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흥국생명이 3승2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정규 리그 승수 역시 흥국생명이 1승을 더 챙긴 상태다.
하지만 순위표에서는 현대건설에 4점 차로 뒤져 있다. 승수 관리에서 현대건설이 조금 앞섰다. 정규 리그 종료까지 단 2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흥국생명이 이날 맞대결에서 패할 경우 1위를 놓치게 된다.
흥국생명은 직전 페퍼저축은행전에서 1 대 3으로 패하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당시 흥국생명 마르첼로 감독이 "정말 끔찍한 경기였다"고 말할 만큼 순위 경쟁에서 타격이 큰 패배였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35.42%로 저조했다. 범실도 5개를 쏟아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경이 지칠 법도 하다. 올 시즌 34경기(134세트)에 출전해 팀 내 가장 많은 세트를 소화했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 입장에서는 휴식을 주고 싶어도 공수 양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김연경을 빼기 힘든 상황이다.
시즌 중 은퇴를 고민했던 김연경은 결국 우승을 위해 현역 연장을 결심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그는 흥국생명에 잔류하며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김연경의 마지막 통합 우승은 2006-2007시즌이다. 17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하려면 이날 반드시 현대건설의 벽을 넘어야 한다.
현대건설도 최근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다. 정관장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 끝에 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가 직전 IBK기업은행전에서 셧아웃으로 승리했다.
반등에 성공했지만 흥국생명만큼 체력 소모가 큰 상태다. 외국인 선수 모마와 양효진 등 주축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정규 리그 1위가 간절하다. 2021-2022시즌 1위에 올랐으나 코로나 19로 리그가 조기에 종료돼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2위로 시즌을 마쳐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으나 한국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혀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두 시즌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으려면 이날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체력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날 경기의 승패에 따라 쉼 없이 달려온 정규 리그의 행방이 결정되게 된다. 과연 누가 정상에 올라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