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강원도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강원의 디지털 바이오 기반 첨단 산업과 관광 산업 등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생토론회에 대해선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중심이 되는 행사라며 지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를 두고도 야당은 '사전선거운동이자 관권선거'라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적극적인 현안 해결 의지'를 보였다며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을 주제로 19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원의 주력 산업을 디지털 바이오 기반 첨단 산업으로 재편하겠다고 약속하며 규제 혁신과 첨단 산업, 관광 산업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양강댐 심층의 차가운 물을 데이터센터의 냉방에 활용하고 데워진 물을 인근 스마트팜의 난방으로 재이용하는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춘천 3600억 원을 투자해 데이터 산단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디지털 산업 종사자 3만명, 디지털 기업 3천 개, 매출 300% 성장을 목표로 하는 강원도의 '333 프로젝트'의 조기 성공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지역 현안 해결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가 정책 수요자인 국민을 위한 행사라고 설명하며, 지속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야권에서 '불법 사전 선거 운동', '관권 선거'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이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초부터 대통령실과 내각의 고위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민생 현장 간담회를 꾸준히 개최했다. 현장에서 듣는 국민의 목소리가 정말 가슴 깊이 다가왔다"며 "그래서 올해 신년사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로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현장을 찾아 이 민생 과제로 간담회를 해보니, 정부 정책 대부분이 많은 부처에 걸쳐 있고 각 부처에서 따로 과제를 발굴하는 것보다 부처가 벽을 허물고 협력해야 과제를 발굴·추진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어젠다가 국민 바람과 동떨어져 있거나 부처가 각각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진이 늦어지면 국민은 전혀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며 "그래서 올해 시작된 민생토론회는 정책 공급자가 아닌 정책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각 부처와 부서의 벽을 허물어 국민이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렇게 해보니, 대통령실과 각 부처 공직자가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늘 현장의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부처가 또 함께 힘을 합쳐서 소통하며 일하게 됐다"며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협력 관계도 훨씬 유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생토론회는 중앙부처 신년 업무보고를 겸해 지난 1월 4일부터 시작됐다. 애초 10여 차례 계획됐으나 다양한 현안을 다뤄오며 연장됐고, 이제까지 △서울(영등포·동대문·성동) △경기(용인·고양·수원·의정부·판교·성남·하남·광명) △영남(부산·울산·창원·대구) △충청(대전·충남) △인천 △강원 춘천에서 개최됐다. 아직 호남과 제주에서는 민생토론회가 열리지 않았다.
野 "사전선거운동, 일방적인 공약발표만" vs 與 "현안 해결 적극적 의지"
야권에서는 민생토론회에서 굵직한 정책들이 잇달아 발표되자 '불법 사전 선거 운동'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도 민주당 강원도당은 논평을 통해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사전선거운동이고, 관권선거운동"이라며 "민생토론회에 '민생'과 '토론'은 없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공약발표'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난 18번의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 1년 예산보다 많은 약 1천 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하다"며 "여당 선거대책본부장처럼 관권선거를 획책하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도당은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강원도의 숙원사업 및 현안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데 대해 뜨거운 환영을 표한다"며 "윤 대통령은 강원도를 방문, 강원도의 현안을 하나하나 직접 거론하며, 적극적인 추진과 해결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도민들에게 속이 확 뚫리는 사이다 한방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와 관련 "선거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재차 강조하며 광주시장도 민생토론회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차례 얘기했지만 이것은 선거운동과 거리가 멀다"며 "이제 광주시장님도 적극적으로 민생토론회를 요청한 것을 보면, 이게 선거운동이 아니라 지역 민심과 민생을 챙기기 위한 행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민생토론회 광주 독자 개최를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설마 대통령께서 선거운동 하러 오시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라며 "그만큼 민생토론회가 지역 민생을 직접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바로바로 반영하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검증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호남 지역 개최와 관련 "전남 개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모든 지역에 있는 국민 여러분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