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서로 추정되는 서류와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시인사이드에 의협 문건이 올라온 것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며 "(오늘 오전 9시 30분쯤부터) 문건 관련 강제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서'라며 두 장 분량의 문건이 올라왔다.
해당 문건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적으로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이므로 블러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며 "특정되는 정보는 모두 블러처리되므로 위법소지 없음"이라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실제 최근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게시물에는 전국의 70여 개 수련병원별로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의 소속과 등이 적혀있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해당 문건에 대해 의협은 "해당 글에 게시된 문건은 명백히 허위이고 문건에 사용된 의협 회장의 직인은 위조된 것임을 확인했다"며 "글 게시자를 사문서위조,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을 게시한 작성자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조 서울청장은 "(지난) 토요일 소환조사를 했다"며 "대체적으로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다는 취지로 말했다. (작성 의도 등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 본인 작성은 맞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경찰은 해당 게시글 최초 작성자를 특정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서울 소재 의사로 추정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