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대구와 경북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2.8배 많아 역대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도 평년보다 높은 2.4도로 역대 2위로 나타났다.
8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경북 강수량은 209.0㎜를 기록했다.
평년 강수량은 73.8㎜로 평년 대비 286.2% 증가해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1989년 강수량인 204.1㎜보다 4.9㎜ 더 많이 내려 역대 강수량 1위로 나타났다.
역대 순위는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인 1973년부터 2023년까지 51년 중의 순위를 뜻한다.
강수 일수도 27.8일로 평년(15.2일) 대비 12.6일이 늘어나 역대 가장 많았다.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아 강수량도 많았다.
지난해 12월 10~15일 중국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우리나라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사이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강하게 유입돼 대구·경북 8개 지점에서 12월 일 강수량 극값을 기록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또 지난달 18~21일 남동쪽 따뜻한 고기압과 북서쪽 찬 고기압 사이에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날 때 많은 비가 내렸다.
대구‧경북 강수량 산출에 활용하는 11개 지점 중 관측 이래 12월 일 강수량 극값 1위를 경신한 지점은 울진 80.2㎜(12월 11일), 영덕 56.6㎜(12월 11일) 등 8개 지점이다.
지난달 21~22일에는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에서 유입된 수증기와 북쪽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유입된 찬 공기가 섞여 눈구름이 발달했고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렸다.
지난 겨울철 대구‧경북 평균기온은 2.4℃로 평년보다 1.7℃ 높아 3.0℃를 기록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겨울철 전반적으로 평년에 비해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한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8~10일 3일간 대구·경북 곳곳에서 12월 일 최고기온 극값을 기록했다.
올해 2월 19일은 일 평균기온이 영천시 14.4℃, 영주시 11.2℃로 2월 일 평균기온 2위를 기록하는 등 이날 2월 일 평균기온 극값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대구‧경북 평균기온 산출에 활용하는 11개 지점 중 관측 이래 12월 일 평균기온 최고 극값 1위를 경신한 지점은 영천 12.4℃, 의성 11.9℃, 안동 11.3℃, 문경 10.9℃, 봉화 10.8℃ 등이다.
12월 중후반과 1월 하순에는 일시적 한파로 두 차례 추위가 있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상층 기압능이 동서로 폭넓게 빠른 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는 북극 주변의 찬 공기가 유입돼 일시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대구 금호강에서는 지난 겨울 첫 결빙(평년 1월 2일)이 관측됐다.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가 나타난 기후학적 원인은 대기파동(남쪽에서 북쪽 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에너지가 전파되면서 고기압성 순환과 저기압성 순환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현상) 전파에 따른 고기압성 순환으로 분석된다.
북인도양 해수면온도가 높고 대류가 활발해 이 지역에서 상층 고기압이 형성됐고 북동방향으로 대기파동이 전파돼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유도됐다.
이 고기압성 순환으로 우리나라에 따뜻하고 습한 남풍류의 바람이 유입돼 기온도 높았고 강수량도 많았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지난 겨울 미국은 한파와 폭우, 유럽은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역대 가장 많은 겨울철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감시와 분석을 더욱 강화하고 위험기상과 극한기후의 정보를 확대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