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여당 동시폭격…전국 돌며 '반윤(反尹) 아이템' 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7일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 앞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공천내홍'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총구가 정부·여당을 향하기 시작했다. 전국 지원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반윤석열' 정서를 자극하며 지지율 반전을 꾀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을 비롯해 채상병 사망사건 은폐 의혹 등 윤 대통령이 관여된 구체적인 이슈들을 잡아 총선 전 정권심판론을 환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양평고속道 이어 채상병·R&D삭감으로 '정권심판론'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이 대표는 7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인 사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해서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롯해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을) 경쟁자이기도 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평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뀌면서 인근에 땅을 보유한 김 여사 일가가 특혜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을 지원하는 한편, 의혹이 불거질 당시 국토부 장관이었던 원 전 장관과 김 여사를 겨냥해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다음 주에도 충청권을 돌며 윤석열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충남 천안갑에서 해당 지역에 국민의힘으로 출마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겨냥해 채상병 의혹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소재한 대전 유성을에서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 논란을 언급하는 동시에 민주당 과학인재로 출마한 황정아 후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공천 내홍으로 지지율 하락…'지지층 결집' 의도


이 대표가 3월 들어 윤 정권을 때리며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건 공천 내홍 등 여파로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입도 한층 거칠어졌다. 그는 전날 서울 양천갑 지원유세에서 "(윤 대통령이) 자기 부인 수사 안 받게 막느라 아무것도 못 하고,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검경을 동원해 직권 남용하고, 국민 삶은 아무 관심이 없어서 '죽든 살든 그건 자유다' 이런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 표심을 움직일 큰 변수 중 하나는 결국 정권심판론"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관련 있는 지역구를 돌며 '정권 심판 벨트'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尹 선거법 위반 고발…한동훈도 명예훼손 고발


이 대표의 보조에 맞춰 당도 고발전에 나섰다. 민주당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주최한 17차례의 민생토론회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선거용 행사라며, 윤 대통령과 정책 입안자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민생토론회가 열린 지역이 국민의힘의 총선 승부처인 만큼 국민의힘을 돕기 위한 총선용 행사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기부 금액 등을 특정해 공표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권향엽 민주당 예비후보 단수공천을 '사천(私薦)'이라고 주장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도 무고죄로 민주당을 맞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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