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완파했다. 세트 스코어 3 대 0(25-21 26-24 25-2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1위 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22승 11패(승점 66)를 기록, 1경기를 더 치른 1위 대한항공(22승 12패·승점 67)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한태준은 이날 안정적인 토스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송명근 19점, 잇세이 15점, 아르템 9점, 박진우 8점, 이상현 7점 등으로 토스를 고르게 분배했다.
경기 후 한태준은 "지난 라운드에서는 대한항공에 아쉽게 역습을 당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오늘은 그러지 말겠다고 이를 악물었던 게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과 지난 5라운드 맞대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1, 2세트를 먼저 따냈으나 3세트부터 내리 패해 무릎을 꿇었다. 당시 패배가 뼈아팠던 한태준은 "옆에서 형들이 다독여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빨리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할 때는 오히려 편한 것 같다. 지더라도 배운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상대 세터 형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려 한다. 경기 전부터 배우자는 마음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형들도 옆에서 긴장을 풀어줬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잘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고른 분배를 보여준 데 대해 한태준은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하자고 하셨다"면서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를 따돌리려면 속공을 섞어야 할 것 같아서 비중을 많이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 때 감독님께서 지시하신 부분을 오늘 경기 때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는 5라운드 들어 새 외국인 선수 아르템이 합류하는 등 멤버에 변화가 많았다. 그럴수록 경기를 이끌어야 할 한태준에겐 혼란이 올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모두 앞장서고 이끌어줘서 부담이 없다"면서 "나는 믿고 따르는 역할이라 뒤에서 파이팅만 외치자는 생각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역 시절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신 감독은 유독 한태준을 아낀다. 평소 한태준과 티타임을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태준은 신 감독과 티타임에 대해 묻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래도 불러주시는 건 감사한데 편하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배구에 대한 것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로 편하게 해주시려 한다"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편해지는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