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탁구 게이트' 딛고 부활…황선홍 감독의 고민이 깊어진다

이강인 환호. 연합뉴스
'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이 부활을 알렸다. 황선홍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6일(한국 시각)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대1로 앞선 후반 11분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을 도왔다.

PSG는 이 골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앞서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PSG는 1·2차전 합계 4대1로 앞서 UCL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월26일 AC밀란(이탈리아)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UCL 데뷔골을 넣은 이강인은 이날 이 대회 데뷔 도움을 작성했다. 올 시즌 이강인은 리그 1골2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3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PSG는 전반 15분 우스만 음바페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음바페는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우스만 뎀벨레의 패스를 받은 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고, PSG는 이강인과 음바페가 합작한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 11분 이강인이 소시에다드의 뒷공간을 허무는 침투 패스를 넣었고, 음바페가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소시에다드는 후반 44분 미켈 메리노의 골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1·2차전 합계 3골 차 열세를 좁히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날 소시에다드에서는 이강인의 절친이자 라이벌인 구보 다케후사(일본)가 풀타임을 소화했다. 후반전 이강인의 교체 투입으로 '미니 한일전'이 성사됐고, 공격 포인트로 팀의 승리에 기여한 이강인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선수들 기량 살피는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이강인에게는 여러모로 기분 좋은 경기였다. 지난 2월 초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복귀 후 첫 공격 포인트로 팀의 UCL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아시안컵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강인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팀 내 4번째로 높은 평점 7.0의 후한 평점을 부여했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이강인은 '탁구 게이트' 이후 '문제아'로 전락했다. 이에 오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 4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강인은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손흥민이 용서하며 갈등이 봉합됐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징계 차원에서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강인은 어릴 적부터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며 자라왔다.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선수단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황 감독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 현재로선 황 감독이 이강인을 차출해도, 배제해도 여론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표팀 소집 명단은 닷새 뒤인 11일 발표된다. 황 감독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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