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SSC 나폴리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전격 이적했다. 나폴리를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으로 올려놓으면서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또 달랐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만큼 경쟁은 필수였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뱅자맹 파바르가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고,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쓰러지면서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를 지탱했다. 입단 후 첫 경기였던 RB 라이프치히와 슈퍼컵 교체 출전 이후 아시안컵 차출 전까지 단 한 경기(타박상 결장)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차출로 자리를 비운 사이 변화가 생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대표팀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자리를 잃은 에릭 다이어를 영입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중용했다. 토트넘에서 4경기(선발 1경기) 출전에 그쳤던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 복귀 후에는 김민재와도 호흡을 맞추는 등 분데스리가 7경기(선발 5경기)에 출전했다.
다이어 영입 후에도 붙박이 주전이었던 김민재를 향해 '경쟁'이 언급되기 시작한 시점은 2월25일 라이프치히와 분데스리가 22라운드부터다. 김민재는 이적 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후반 36분에야 교체 투입됐다. 이후 프라이부르크와 23라운드에서 선발로 복귀했지만, 2대2 무승부에 그쳤다.
독일 매체들은 6일 라치오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예상 라인업에서 김민재를 제외했다. 키커는 "김민재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더리흐트, 다이어가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김민재는 라치오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교체로도 투입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라치오를 상대로 김민재 없이 3대0 클린시트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월25일 우니온 베를린전 1대0 승리 이후 첫 무실점 승리였다. 더리흐트는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미국 CBS 스포츠는 "김민재 대신 다이어를 기용한 승부수가 통했다. 당분간 더리흐트-다이어 조합이 중용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민재에게 새로운 경쟁이 찾아왔다는 의미다. 더리흐트와 다이어, 그리고 라치오와 16강 1차전 퇴장으로 2차전에 결장했던 우파메카노도 있다.
다만 경쟁에서 밀릴 것은 없다. 디애슬레틱은 "김민재는 그동안 부진한 선수들 사이에서 단단함을 보여줬지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결장 없이 '괴물'다운 모습을 보여줬고, 더리흐트나 우파메카노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바이에른 뮌헨은 '완벽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많은 문제를 감안하면 김민재에게 책임을 돌리면 안 된다. 감독이 바뀌어도 김민재는 중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