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이토 히로부미 논란'…한동훈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해야"

성일종, 인재육성·장학사업 강조하면서 예시로 '이토 히로부미'
한동훈 "총선 앞두고 잘못된 비유·예시 각별히 주의하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인재육성과 장학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예시로 '이토 히로부미'를 거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설화 경계령을 내렸다.

성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을 격려하며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성 의원은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렇게 공부하고 돌아와 해군 총사령관 등을 했는데, 그 중 한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며 "다음 세대를 키울 (장학) 제도가 없을 때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그 금괴로 공부하고 난 뒤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이토 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며 "지역사회가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미래에 조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성 의원의 발언은 교육과 이를 뒷받침하는 장학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읽히지만, 그 예시가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라는 점에 논란이 일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는 잘 키운 인재 - 국민의힘 성일종-' 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이날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고 했는데, 성 의원의 설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우리 당의 얼굴"이라며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고 당부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