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양일에 걸쳐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전국노래자랑' MC 교체와 관련해 여러 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시청자 김모씨는 "김신영 덕분에 매주 챙겨보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인데 이제 와서 진행자를 바꾸자면 어쩌자는 거냐. 진행자 바꾸면 앞으로도 볼 마음 없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청자 임모씨는 "김신영 진행자가 나름 '전국노래자랑'의 모습을 더 활기차고 발랄하고 웃음 가득하게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교체한다니….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굳이 나이 드신 분이 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되물었다.
또 "KBS는 왜 무엇 때문에 교체하는지 분명하게 알려주고 바꾸든지 말든지 하시라. 열심히 진행했는데 갑자기 내일부터 다른 사람이 한다, 그만두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 보던 시청자가 교체 기사를 읽고 이렇게 어이없는데 김신영 진행자는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라고 KBS에 요구했다.
해당 청원들에는 각기 500명, 600명이 동의했고, 이 중 한 청원이 1천 명을 넘게 되면 KBS는 공식적으로 답변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전국노래자랑'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먼저 김신영의 하차를 반대하며 '보이콧'을 하겠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어린 시절부터 '전국노래자랑' 시청자였다는 유모씨는 "이제 잘 적응해 매끄럽게 진행하는 MC를 1년 6개월 만에 갑자기 일방적인 하차통보로 교체한다니 이게 무슨 경우없는 처신이냐. MC 교체를 강행하시나 본데 앞으로 '전국노래자랑' 볼 일 없겠다. 장수 프로그램이 이렇게 서서히 폐지의 길을 걸으려나 보다"라고 일침했다.
김신영의 하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곧바로 이뤄진 남희석 교체에 불만을 가진 시청자들도 많았다. 현실적으로 '전국노래자랑'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故) 송해의 빈 자리를 메우기 어렵단 의견이 우세하다.
시청자 서모씨는 "후임은 남희석이 한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 누가 와도 송해 선생님과 비교가 될 거다. 송해 선생님보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하차하라고 할 테고, 다음 들어가는 후임도 마찬가지일테고, 거기다가 일방적인 하차다 보니 누가 진행을 맡으려고 하겠나"라며 "유감스럽지만 '전국노래자랑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맞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4일 김신영이 일방적인 MC 교체 통보로 '전국노래자랑'을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지막 녹화는 오는 9일 진행되는 인천 서구편이다. 같은 날 김신영의 후임으로 방송인 남희석이 확정됐다. 남희석은 12일 진도편에서 첫 녹화를 가진다.
김신영은 지난 2022년 '전국노래자랑'의 산 증인인 국민 MC 송해가 사망하면서 그 뒤를 잇게 됐다. '전국노래자랑' 역사상 최연소 겸 최초의 여성 단독 MC로 주목을 받았다. 초반에는 10%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올해 들어오면서 시청률이 5~6%대에 정체됐다. 그러나 여타 음악 프로그램들 시청률이 1~2%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높은 수준이고, 최근에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하차를 시청자들은 좀처럼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연 '전국노래자랑'이 MC 교체 단계부터 발생한 잡음을 극복하고 새 MC 남희석과 함께 이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