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플래닛메이드vs카카오엔터, 음원 유통 수수료 두고 충돌

위쪽부터 빅플래닛메이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 각 사 제공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플래닛메이드(BPM)과 카카오가 음원 유통 수수료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펼치며 충돌했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가 관계사와 비관계사의 음원 유통 수수료에 차등을 둬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카카오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운영하는 멜론이 계열사 및 자회사 소속 기획사와 그 외 기획사 간 유통 수수료를 차별적으로 부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이 문제를 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국내에서 상위 점유율을 차지하는 멜론을 비롯해, 안테나·이담·IST·스타쉽 등의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사들여 현재 19.11%를 확보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엔터가 일반 업체에는 20% 안팎의 유통수수료를 요구하는 반면,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관계사에는 5~6% 정도의 유통수수료를 부과하는 정황과 이와 관련된 증언을 확보했다. 이런 유통수수료 차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격차이며, 관계사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용역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 △공정거래법은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금지를 위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 또는 유지·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들어 "시장 지배적 위상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는 카카오엔터가 유통수수료의 차별적 수수 행위를 통해 지위를 남용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음원 유통 수수료 격차를 알게 된 후, 유통 계약 해지를 요구했으나 카카오엔터가 이를 거절했다는 게 빅플래닛메이드 측 설명이다. 이 문제를 공정위에 신고한 후 증빙 자료를 제출했고, 필요 시 모두가 직접 듣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자료를 공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엔터의 차별적 유통수수료 부과, 선별적 유통 계약 변경 등의 행위를 직접 확인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이를 묵과할 수 없었다. 이에 공정위를 통해 판단을 구하는 동시에, 이를 공론화하고 법적으로 단호히 대처해 정당한 권리를 찾을 것"이라고 알렸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같은 날 오후 공식입장을 내어 빅플래닛메이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우선, 2021년 10월 빅플래닛메이드와 맺은 '음반 및 콘텐츠 유통 계약'은 현재도 유효한 계약이라는 점을 짚은 후 "빅플래닛메이드는 현재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획사별로 수수료율을 다르게 한다는 빅플래닛메이드 주장에 관해서는 "모든 계약은 비밀 유지 의무에 따라 계약 당사자 외에는 세부 사항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빅플래닛메이드 측은 타사의 계약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라며 "카카오엔터는 엄격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파트너사들과 협의해 계약을 체결하며, 특정 파트너사에 그 어떤 불공정한 혜택도 제공한 바 없다"라고 해명했다.
 
카카오엔터는 "유통수수료율은 당사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선급금투자 여부, 계약기간, 상계율, 유통 대상 타이틀의 밸류에이션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상대방과 협의해 결정한다. 카카오 계열사 여부는 유통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고려 기준이 전혀 아니"라며 "원만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2021년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해당사의 내부 사정과 요청을 적극 수용하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빅플래닛메이드 측은 사실 관계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빅플래닛메이드의 주장을 "허위 사실"이라고 규정한 카카오엔터는 "빅플래닛메이드가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사실 관계에 위배되는 주장을 지속할 경우, 가능한 모든 대응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규명하여 공정한 음악산업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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