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0.6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전국 시군구의 약 27%는 이미 작년에 합계출산율 0.7명 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전국 261개 시군구(도 단위 32개구 포함) 가운데 작년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을 밑돈 곳은 전체의 26.8%인 70곳에 달했다.
70곳을 세분화해서 보면 주요 도시 지역의 출산율이 특히 낮았는데, 특히 서울시는 25개 모든 자치구의 합계출산율이 0.7명에 미치지 못했다. 부산과 경기는 각각 12곳으로 서울시 다음으로 많았으며, 대구·인천·경남(4곳), 광주·전북(2곳)이 뒤를 이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31명으로 최하인 곳은 부산 중구였다. 서울 관악구도 0.38명으로 0.3명대를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0.40명), 서울 광진구(0.45명), 서울 강북구·서울 마포구·대구 서구(0.48명), 서울 도봉·은평구(0.52명)도 합계출산율이 눈에 띄게 낮았다.
주요 도시일수록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는 치열한 경쟁과 높은 교육열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에서 수도권 청년 출산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교육열 상승, 육아시설 부족 등에 따른 양육비용이 커지는데다가 대도시 여성의 고임금이 출산의 기회비용으로 작용해 출산 시기를 늦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격화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청년들은 자신의 인적자본 축적과 자녀들의 인적자본 투자 확대를 위해 자녀수를 줄이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전국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전년인 2022년 0.78명에서 0.06명이나 떨어진 수치로, 하락 폭이 전년 0.03명의 두 배로 커졌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사상 처음으로 1명 미만(0.98명)을 기록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0년 0.8명대(0.84명)로 하락하더니 역시 2년 만인 2022년 0.7명대로 주저앉았다.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져 0.6명대로 내려올 전망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년~2072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