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소화+옐로 카드… '맨유 출신' 린가드, 아쉬움 삼킨 K리그 데뷔전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축구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던 '스타 선수' 제시 린가드(FC서울)의 K리그 데뷔전이 성사됐다.

지난 시즌 리그 7위(승점 55·14승13무11패)로 파이널B에 그친 서울은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리그 2위와 코리아컵(전 FA컵) 우승을 이끈 김기동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전력 보강에도 박차를 가했다.

특히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 린가드를 영입해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린가드는 맨유에서 데뷔해 공식전 200경기 이상을 뛰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스타 선수다. 서울의 린가드 영입은 K리그 역대 최고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린가드의 개막전 출전은 미지수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26일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아직 린가드가 뛸지는 모르겠다. 몸 상태를 봐야 알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2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린가드는 이날 광주 원정에 동행했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사실 린가드를 안 데리고 오려고 생각했는데, 몸 상태를 물어보니 60~7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그 정도로는 뛰기 힘들다고 했지만, 90분은 아니더라도 몇 분 정도는 뛸 수 있지 않겠냐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걱정이 앞섰지만 린가드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 김기동 감독은 "아직 뛰지 않게 하고 싶다.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 이정효 감독은 린가드의 출전을 바랐다. 그는 김기동 감독의 발언에 대해 "앞서 가겠다는 뜻인데, 앞서가지 못하게 해보겠다"면서 "(린가드를) 투입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린가드의 K리그 데뷔전이 될 수 있는 경기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것.

취재 열기는 인터뷰실을 확장해야 할 만큼 뜨거웠다. 이에 이정효 감독은 "(광주의) 인터뷰실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두른 뒤 "서울이 좋은 선수를 영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린가드 데뷔. 연합뉴스
이날 승리는 광주의 몫이었다. 전반 20분 이희균이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이 추가골을 터뜨려 2대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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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이희균의 선제골 이후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에 서울은 0대1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린가드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개막전 최대 관심사였던 린가드의 K리그 데뷔전이 성사된 것. 이정효 감독의 바람대로 서울이 앞서가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김경민과 교체돼 의문을 자아냈다. 김기동 감독은 "(김경민이) 못 한 건 아니지만 15분을 남겨 놓고 린가드가 들어가면 골로 연결될 확률이 더 높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투입과 동시에 왼발 슈팅을 시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오후성에게 거친 태클을 범해 경고를 받았고, 광주 선수들과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은 린가드의 투입에도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더 내줘 무릎을 꿇었다.

김기동 감독은 이날 린가드의 플레이에 대해 "아직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 만큼 전성기 때 모습에 비해서는 아쉬웠다"면서 "그래도 좋은 장면을 몇 차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서울은 오는 오는 10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 린가드가 정상 컨디션으로 홈 팬들과 첫 인사를 나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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