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0.72명으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0.6명대 추락을 눈앞에 뒀습니다.
연간 출생아 수 23만 명 선도 붕괴됐습니다.
이준규 기자와 함께 다시 한번 확인된 국내 인구 위기 심각성 살펴봅니다.
[앵커]
행여나 했는데 역시나, 합계출산율이 바닥 쪽으로 더 떨어졌네요.
[기자]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입니다.
2022년 0.78명보다 0.06명 하락하며,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기록은 2016년 1.17명을 시작으로 매년 바뀌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는 1.05명으로 그래도 1명대를 유지했지만, 2018년 0.98명으로 사상 처음 1명 미만을 기록했습니다.
2년 뒤인 2020년 0.8명대 즉, 0.84명으로 하락했고, 역시 2년 만인 2022년 0.78으로 낮아졌는데 지난해 0.7명 초반대로 더 떨어져 0.6명대 추락 직전까지 간 겁니다.
특히, 지난해 하락 폭이 전년 0.03명의 두 배로 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올해는 0.6명대 합계출산율이 확실한 거 아닙니까?
안 그래도 통계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하락 폭 확대 등 최근 추이를 고려하면 올해 0.6명대 추락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
"2023년보다는 출산율은 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올해 합계출산율은 저희가 전망한 거는 0.68이었습니다. 그 부분에 약간 수렴하지 않을까라고 저희는…"
[기자]
이런 가운데 연간이 아닌 분기 기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0.6명대 합계출산율이 현실화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이었는데 4분기 기준으로는 물론, 전 분기를 통틀어도 합계출산율 집계 사상 처음으로 나온 0.6명대 경악스러운 수칩니다.
[앵커]
그런데 세종시마저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이제 우리나라에서 합계출산율이 한 명이라도 되는 광역시도를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세종시는 2022년까지만 해도 합계출산율이 1.12명으로, 전국 17개 특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명대 합계출산율을 유지했었는데요.
지난해는 0.97명으로 주저앉았습니다. 특히, 전년 대비 감소 폭이 0.15명으로 전국 평균 0.06명의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 꼴찌는 변함없이 서울이었습니다.
2022년 0.59명에서 지난해 0.55명으로 더 떨어지며 '유일한 0.5명대 압도적 꼴찌' 오명을 떨쳐 버리지 못했습니다.
부산과 인천도 0.6명대로 바닥권을 형성했는데 반면, 충북은 2022년 0.87명에서 지난해 0.89명으로 증가해 눈길을 끕니다.
[앵커]
합계출산율 하락은 출생아 수 급감을 의미할 텐데 지난해 결국, 연간 출생아 수 23만 명 선도 뚫렸군요.
[기자]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022년 24만 9186명보다 1만 9216명, 7.7% 줄어든 22만 997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3만 명에서 딱 30명이 모자라는데요, 연간 출생아 수가 23명에도 미치지 못하기는 지난해가 사상 처음입니다.
2022년에 역시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 25만 명 선이 뚫린 지 불과 1년 만에 23만 명대도 거치지 않고 바로 22만 명대로 내려앉은 겁니다.
다만, 오늘 발표된 출생아 수는 잠정치여서 오는 8월 발표되는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30명 이상만 늘어난다면 연간 출생아 수 23만 명 선이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과 2021년은 출생아 수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각각 186명과 62명 많았습니다.
[앵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압도하면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현상은 지난해도 이어졌죠?
[기자]
먼저,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 2700명으로 2022년 대비 2만 200명, 5.4% 감소했습니다.
연간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어들기는 2019년 이후 4년 만입니다.
2022년의 경우 연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고령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사망자 수도 전년인 2021년보다 무려 5만 5천 명 넘게 급증했는데요.
이같은 기저효과로 인해 지난해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12만 2750명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자연감소' 즉 '마이너스 자연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던 2022년 12만 3753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 인구 자연감소는 2020년 3만 2611명으로 처음 시작돼 지난해까지 4년째 반복됐는데, 갈수록 그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인구 문제 심각성은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아주 두드러지죠?
[기자]
여러 국가 통계를 함께 비교하다보니 2021년 기준이긴 합니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인데 우리나라는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합계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43명이나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체코는 거꾸로 0.4명이나 끌어올렸고, 헝가리 0.35명, 독일 0.19명 등 합계출산율을 반등시킨 OECD 국가가 9개나 됩니다.
이런 나라들처럼 의미 있는 합계출산율 반등 경험이 있어야 인구 위기 극복에 그나마 희망을 걸 수 있을 텐데 우리나라는 하염없이 추락만 거듭하는 양상입니다.
멕시코 같은 나라도 합계출산율이 감소 일변도이기는 하지만, 멕시코는 합계출산율이 '무려' 1.8명을 넘으니,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기에 비할 바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