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합계출산율' 0.6명대로 추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전년인 2022년 0.78명에서 0.06명이나 떨어진 수치로, 하락 폭이 전년 0.03명의 두 배로 커졌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사상 처음으로 1명 미만(0.98명)을 기록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0년 0.8명대(0.84명)로 하락하더니 역시 2년 만인 2022년 0.7명대로 주저앉았다.
전년 대비 합계출산율 하락 폭은 2020년 0.08명을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2년 각각 0.03명으로 축소됐으나 지난해 다시 폭을 크게 키웠다.
당장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6명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지 않았지만,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통계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년~2072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내다봤다.
OECD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 1.58명…1명 미만은 한국 유일
지난해 대폭 확대된 합계출산율 하락 폭 등을 고려하면 올해 0.6명대 추락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래인구추계 전망치인 0.68명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2022년 4분기보다 0.05명 감소한 0.65명으로 나타났다.
분기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지기는 4분기는 물론, 전 분기를 통틀어도 역대 최초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인데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국가는 0.81명인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43명 하락했지만, 체코(+0.40명)와 헝가리(+0.35명), 라트비아(+0.24명), 독일(+0.19명) 등 9개 국가는 합계출산율 반등을 이뤘다.
합계출산율 하락은 출생아 수 급감을 의미한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2만 997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24만 9186명보다 1만 9216명, 7.7% 줄어든 규모다.
연간 출생아 수가 23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기는 지난해가 사상 처음이다.
국내 인구 자연감소 4년째 되풀이…지난해 12만 2700명 줄어
2022년 역시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 25만 명 선이 뚫린 지 불과 1년 만에 23만 명대도 거치지 않고 바로 22만 명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다만, 28일 발표된 출생아 수는 잠정치여서 오는 8월 발표되는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30명 이상 늘어난다면 연간 출생아 수 23만 명 선이 유지될 수도 있다.
실제로 2022년과 2021년은 출생아 수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각각 186명과 62명 많았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 2700명으로 2022년 37만 2939명 대비 2만 200명, 5.4% 감소했다. 연간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어들기는 2019년(-3710명, -1.2%) 이후 4년 만이다.
2022년 사망자 수가 2·3·4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고령 사망자 폭증으로 2021년보다 무려 5만 5천 명 넘게 늘어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12만 2750명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연감소' 즉 '마이너스 자연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던 전년 12만 3753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인구 자연감소는 2020년 3만 2611명으로 처음 시작돼 지난해까지 4년째 반복됐는데, 갈수록 그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