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독도 수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105주년 3·1절을 앞두고 독립유공 애족장을 받은 이문재 선생의 외증손자 이대호 경장이 독도를 지키는 3007함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문재 선생은 충청남도 홍성 출신으로 1919년 4월 7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 화계리와 홍성리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했다. 당시 마을주민 300여 명은 만세시위운동과 더불어 몽둥이, 괭이 등을 소지하고 독립만세를 외치며 면사무소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이 선생은 시위에 앞장서며 문기둥을 넘어뜨린 것을 비롯해 목석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서고와 중요문서 등을 소각시켰다. 이 일로 같은 해 8월 1일 경성복심법원(현 서울고등법원)에서 소위 보안법으로 징역2년을 받고 옥고를 치렸다.
이에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지난 1996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대호 경장은 어릴적부터 아버지 이재학(유공자 외손자)로부터 외증조부의 독립운동 활약상을 듣고 자랐다. 외증조부의 항일, 애국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어린시절부터 국가를 위해 일하고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운동을 좋아했던 이 경장은 해병대를 지원 근무했고 복싱선수로 활동하면서 외증조부의 나라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 할 수 있는 해양경찰의 꿈을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지난 2018년 해양경찰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고, 거친바다 현장에서 제일 먼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구조대원 양성과정에 도전해 2021년부터 구조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경장은 지난 2022년 삼척파출소 근무 시절 1인 조업선에서 선장님이 조업중 사고를 당했을 때 직접 조동조치를 했고, 같은 해 7월 삼척항 위판장 인근 바다에 빠진 실종자를 수색자를 인양하기도 했다.
독도경비함 3007함에 근무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감포항 동방 200km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통발어선이 전복됐지만,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어선 조타실에서 의식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의 선장을 발견해 이송하기도 했다.
이대호 경장은 "외증조부님의 나라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생활하는 바다가족을 지키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싶다"며 "우리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유충근 동해해경서장은 "동해해경은 민족의 자존심 독도와 동해바다를 수호하는 책임기관으로서 3.1절을 맞아 목숨바쳐 나라를 지킨 독립 유공자의 나라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365일 24시간 해상경비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