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할 수 있니?"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어는 못해. 지금 할 수 있는 언어는 오직 영어 뿐이야.
미래에는 더 많은 언어를 할 수 있을 거 같아."
-한국어 배우고 싶어?"
=배우고 싶지.
-지금 어때?
=지금 배우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아. 사람보다 배우는 게 빠르겠지만 시간이 좀 걸리겠지.
-춤 다시 한 번 출 수 있어?
=물론이지. (음악의 리듬에 맞게 춤을 춤)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 2024'에서 이앤(e&)그룹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와의 대화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아메카에게 다가가 대화를 걸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부터 언어를 배우겠냐는 의지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아메카의 답변은 거침이 없다. 잠시 관람객들이 지켜만 보는 가운데 흥겨운 노래가 나오자, 스스로 노래에 맞춰 춤도 춘다. 다시 한 번 춤 출 수 있냐는 물음에는 흔쾌히 답하면서 같이 하자고도 한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라고 불려지는 MWC는 이미 통신사들만의 잔치를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신기술들이 총집합했다.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통신사, 제조사들까지 앞다퉈 AI 흐름에 맞춘 기술의 향연을 선보였다.
사이버 도그에는 AI 기반 음성 인식 알고리즘이 탑재돼 사람의 명령에 답하고 사람과 악수 등을 나누며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샤오미는 3만 마리 이상의 강아지 데이터를 학습해 반복적인 AI 시뮬레이터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중국 기업들의 'AI폰'도 대거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주도한 AI폰 흐름을 그대로 타면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기술을 첨가했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가 3번 홀 한 가운데 전시한 '매직6 프로'가 대표적이다. 매직6 프로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문자 메시지로 받은 주소를 손가락으로 드래그 한 뒤, 지도 앱에 가져다 놓으면 자동으로 주소 찾기가 가능하다. 문자로 받은 이미지를 이베이 앱에 가져다 놓으면 상품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시선 추적'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매직6 프로의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볼 수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앱프리 폰'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퀄컴·브레인닷AI와 협업 개발한 이 제품은 여러가지 앱을 통해 이용했던 작업도 'AI 비서' 하나만으로 수행 가능하다. 실제로 "40대 남성을 위한 선물을 추천해줘"라고 하자, AI 비서가 아마존에 있는 여러 개 상품을 보여줬다. 그 중 하나에 대해 "리뷰 영상을 보여달라"고 하자 영상이 재생됐다. 회사 관계자는 "음성과 텍스트 입력 등 멀티모달로 구동할 수 있는 이 기능은 클라우드 기반 AI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