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27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황선홍 감독을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최종 선임했다.
황선홍 감독은 현재 U-23 대표팀을 이끌며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그는 당분간 A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겸직하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고 다음달 21일(홈)과 26일(원정) 열릴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 4차전을 연달아 치를 예정이다. 이후 협회는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은 물론 선수단 관리, 전술 부재 등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협회는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1일과 24일 두 차례 전력강화위를 진행한 바 있다.
제1차 전력강화위에서는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 선임에 비중을 뒀다. 정해성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2경기만 하려고 오는 감독이 있을까라는 의견이 모아져서 정식 감독에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후보군은 국내 지도자로 추렸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3월 2경기를 준비하려면 선수 파악, 기간 등을 봤을 때 외국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 쪽에 비중이 쏠린 듯하다"면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국내 감독이 선임될 경우 현직 감독은 선수단 파악 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둘러 차기 사령탑을 선임하면 '제2의 클린스만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었다. 이에 제2차 전력강화위에서는 정식 감독에서 임시 감독 체제로 계획을 선회했다. 다만 2차 회의를 마친 뒤에는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후보자 논의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특정 지도자들이 논의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불거졌다. 대표팀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2차 회의에서 정식 감독을 뽑았는데 지지를 받지 못하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방향을 바꾸는 게 맞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감독을 신중하게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임시 체제로 다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외국인 감독은 적합하지 않다. 경험이 많고, 팀을 맡지 않고 있는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2차 회의에서 후보자에 대한 논의를 했고, 3명으로 압축된 후보 중 황선홍 감독이 1순위였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25일 낮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다. 황 감독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어제 수락을 했다"면서 "오늘 3차 회의에서는 협회에 1순위 후보의 수락 여부를 전했고,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운영에 대해 공유하고 논의했다"고 과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에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고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임시 사령탑 후보 3명 중 1순위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 위원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필요한 경우 A 대표팀과 23세 대표팀을 겸직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국제 경험과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감독이) 파리올림픽 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A 대표팀을 임시로 맡아도 무리가 없을지 다각도로 검토했다"면서 "본인이 일시적으로 2개 팀을 맡을 의향이 있고, 구상이 있다면 최우선으로 검토해야 할 후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A 대표팀 임시 코치진은 황 감독과 협회가 상의 후 구성할 계획이다. 23세 대표팀은 당분간 황 감독을 제외한 기존 코칭 스태프로 운영된다.
황 감독은 3월 A매치 2경기를 마친 뒤 올림픽에 매진하고, 협회는 정식 감독을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이제 시간을 갖고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기 때문에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축구를 추구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한번 더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