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35)이 '1년 자격 정지' 중징계에 이어 소속 팀에서도 쫓겨났다.
페퍼 구단은 27일 오후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금일 부로 오지영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아껴 주시는 팬 여러분과 배구연맹 그리고 배구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오전 한국배구연맹(KOVO)은 오지영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1년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KOVO는 "오지영의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며 "이 같은 행위들은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되어야 할 악습"이라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오지영의 후배 괴롭힘 의혹은 지난 22일 불거졌다. 후배 선수 2명이 지난해 오지영으로부터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두 선수는 지난해 말 팀을 이탈했고, 구단으로부터 임의해지 됐다.
앞서 페퍼는 이 같은 의혹을 자체 조사한 뒤 15일 관련 내용을 연맹 선수고충처리센터에 신고했다. 페퍼는 "내부 조사를 통해 오지영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 후, 곧바로 선수단에서 배제하고 배구연맹에 이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는 지난 23일 첫 번째 회의를 열고 오지영과 피해자 측의 소명을 들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상벌위원들은 "양측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27일 결론을 내기로 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도 여러 국제 무대를 경험한 오지영은 작년 4월 큰 기대를 받으며 페퍼와 3년 10억 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내내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고, 팀은 23연패를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게 됐다.
오지영의 자격 정지 징계 1년 후에도 페퍼와 계약 기간은 1년 남지만 구단은 계약 해지를 택했다. 이로써 오지영은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