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2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감정을 통해 복구 비용이 나오면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26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설모씨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설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17일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 좌측 돌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복궁은 같은 달 16일에도 10대 청소년들이 담벼락에 낙서하는 범행을 저질렀는데, 설씨는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낙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공판에서 설씨는 혐의를 인정했다. 설씨 측 변호인은 "범행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라며 "경복궁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주고, 전문가들에게도 죄송하다. 반성하며 수형 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씨 측은 감정을 통해 복구 비용이 나오면 배상하겠다고도 주장했다. 동시에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도 요청했다.
설씨 측은 "감정을 통해서, 감정 결과에 따라서 비용이 확정되면 납부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판부에 복구 비용을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기소 단계까지 복구 비용이 명확히 특정이 안 돼 양형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라며 "저희도 복구 기간과 복구 비용이 특정되면 그에 맞춰서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죄질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 (재판부가) 기간을 주면 경복궁 관리소와 연락해서 관련 자료를 신속히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과 함께 다음 공판 기일을 5월 13일에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