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에 좌파 몰려"…'건국전쟁' 감독 진영 싸움 부추기기 논란

'건국전쟁' 관람 독려 목적 '파묘' 수단화
상업영화에 무리한 '진영 프레임' 씌우기
해당 작품 제작진·관객 진정성 희석 물의
"할리우드 '듄2' 가세…힘겨운 싸움" 주장도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부각시킬 목적으로 현재 흥행 중인 상업영화 '파묘'에 "좌파가 몰린다"는 등 진영 싸움을 부추기는 주장을 펴 논란을 낳고 있다.

김 감독은 26일 SNS에 올린 글에서 "또다시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며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자들이 '건국전쟁'을 덮어버리기 위해 '파묘'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개봉 첫 주말인 23일(금)부터 25일(일)까지 3일간 관객 196만 3564명을 모아 흥행 독주를 이어갔다. 개봉 나흘 만에 누적 관객수는 229만 9716명을 기록했다. 이는 1300만 관객을 넘긴 '서울의 봄'보다 빠른 흥행세인 까닭에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파묘'는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해온 작품이다. 전작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한국형 오컬트 장르물의 지평을 넓혀온 장재현 감독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록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는 등 영화 팬들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덕이다.

이러한 '파묘'의 거센 흥행세를 "좌파들이 몰려서"라고 주장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자신의 영화 관람을 독려할 목적으로 커다란 자본을 들인 한 편의 상업영화에 진영 프레임을 씌우는 김 감독 발언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해당 영화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이들의 노고와 이에 부응하는 영화 팬들의 진정성을 희석시키는 탓이다.

김 감독은 "진실의 영화(문맥상 '건국전쟁')에는 눈을 감고 미친 듯이 사악한 악령들이 출몰하는 영화('파묘')에 올인하도록 이끄는 자들은 누구일까"라며 "대한민국의 파국을 막을 수 있도록 모두가 고민해야 할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이렇듯 김 감독이 다소 무리한 주장을 펴는 데는 국내외 기대작들이 극장가에 잇따라 선보이면서 주춤하는 '건국전쟁' 흥행세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전 세계적인 기대를 한몸에 받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듄: 파트2'('듄2')를 언급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여기에 더해 할리우드 대작 '듄2'가 가세한다. 수백억짜리 블록버스터 영화들 속에서 3억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며 "'파묘'와 '듄2'로 관객이 몰리면 가장 큰 타격은 ('건국전쟁'을 상영할) 극장수·스크린의 감소"라며 "이걸 극복하는 대안은 오직 하나 '단결'"이라고 자신의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건국전쟁'은 지난 1일 개봉 이래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세를 보이면서 25일까지 누적관객수 96만 6384명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이 고비를 넘어야 185만 관객 동원 '노무현입니다'를 넘어설 수 있다"며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기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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