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여자부 최다 우승자 를 꺾고 통산 3번째 정상에 오른 김민아(NH농협카드). 여자부 결승 역대 최고 애버리지, 최소 시간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의 8회 우승을 저지하며 포효했다.
김민아는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2024' 여자부 결승에서 스롱을 세트 스코어 4 대 1(8:11, 11:10, 11:0, 11:2, 11:7)로 눌렀다. 첫 세트를 뺏겼지만 내리 4개 세트를 따낸 역전 우승이었다.
올 시즌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 이후 8개월 만에 시즌 2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김민아는 2022-23시즌 2차 투어인 하나카드 챔피언십까지 통산 3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대회 초반 급성 신우염 의심 증세를 극복한 우승이었다. 김민아는 대회 첫 경기인 64강전 이후 통증이 발생해 급성 신우염 진단을 받은 뒤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다. 김민아는 "대회 첫 경기(64강)를 마치고 밤에 잠을 자는데 새벽 3~4시부터 몸에 통증이 심해졌다"면서 "병원을 갔더니 '급성 신우신염' 같다고 하는데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계속 진통제를 먹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역대급 경기력을 뽐냈다. 김민아는 이날 이닝 평균 1.444점으로 2019-20시즌 7차 투어(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에서 임정숙(크라운해태)이 세운 역대 여자부 결승 최고 애버리지인 1.379점을 넘었다. 또 97분 만에 경기를 끝내 올 시즌 5차 투어인 휴온스 챔피언십 당시 김가영의 103분을 6분이나 앞당긴 여자부 결승 최단 시간 기록도 세웠다.
김민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특별한 인물을 언급했다. 고(故) 김용철 전 대한당구연맹(KBF) 전무 겸 경기도연맹 부회장이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폐암 투병 중 향년 61세로 별세했다.
이에 대해 김민아는 "4일장을 치르는 내내 있었고, 발인하고 2일 뒤에 대회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경기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나의 지금을 있게 만들어준 분"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8~9년 서울 생활 동안 아버지 같은 분이었고, 가끔은 따끔한 충고도 해주시는 분이었다"면서 "처음 암 투병을 하신다고 들었을 때 병세가 그렇게 악화된 줄 몰랐는데 너무 갑작스러웠다"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김 전 부회장은 20살에 당구에 입문해 30대에 최연소 경기도연맹 회장에 오르는 등 열정을 보여왔다. 고인은 한국 당구 전설 고(故) 이상천 전 대한당구연맹 회장(1954~2004) 시절 연맹 전무를 맡아 김민아를 비롯해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연맹), 당구 신동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 등 인재들을 발굴하며 3쿠션 중흥을 이끌었다.
김민아는 "(김 전 부회장님께서) 하늘에서 내가 잘 하는 것을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빨리 우승해서 소감을 말하면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었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정신적인 지주에 바친 우승컵인 셈이다.
실제 부모님에 대한 효심도 드러냈다. 김민아는 이날 결승전 현장을 찾은 부모님에 대해 "오신다는 말씀이 없으셔서 몰랐다"면서 "(살고 계신)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오기가 힘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틀 전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서울 고모네가 대구로 내려가서 내 경기를 보면서 계셨다"면서 "그러다 내가 결승에 올라서니 점심 장사까지 하시고 문을 닫고 올라오셔서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민아는 "어머니, 아버지께서 장사를 쉬시는 날이 없는 분들"이라면서 "문을 닫고 오실 생각을 하셨지 하고 의아해 했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중국집을 하셨다"면서 "(상호 명은?) 대구 달서구 위치한 동산반점"이라고 깨알 홍보(?)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