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에서 사실상 컷오프된 직후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이수진 의원은 23일 "백현동 사건 판결문을 보고 정말 이제는 포기를 해야 되겠구나 하는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내가 변호사까지 알아봐 줬는데…"
이수진 의원은 이날 CBS '지지율대책회의'에 출연해 "저는 재판연구관 출신이니까 그 판결을 딱 보는 순간 이건 뻔히 보이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그가 읽었다는 판결문은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핵심 피의자인 '로비스트' 김인섭씨에 대해 지난 13일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한 1심 법원의 판단을 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같은 사건으로 정진상 전 정무실장과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수진 의원은 "저도 끝까지 이재명 대표가 무죄라고 믿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그런데 판결문을 보면 법관들은 그 사건을 이렇게 볼 것이라는 게 확실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의 결과가 보인다"며 "공범이 징역 5년을 받았다면 그 시각이 옆 재판부도 똑같다. 달리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도 이재명 대표가 다치는 걸 원하는 사람이 아니고 구속 그때(영장 청구 때) 불체포 시키기 위해 온갖 애를 다 쓴 사람"이라며 "영장 심리하러 갔을 때는 변호사까지 알아봐 줬던 사람인데 포기가 생기더라"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뒤 민주당과 단일화?
아울러 이수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제게 도와 달라고 전화하셔서 진짜 앞장서서 도왔는데 이런 순간엔 합리적인 말씀도 안 하신다"며 "저를 내치고는 나 몰라라 하고 남 핑계만 대시니 정말 배신감이 너무너무 컸다"고 성토했다.
특히 이 대표가 설 연휴 때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율 2% 잘 나오는 것. 그거 가지고 되겠냐"고 말했다며 "압박이었다. 지역구에 대한 객관적 파악 없이 뒤집어씌우는 말씀을 하셔서 이틀 동안 실망감 때문에 식음을 전폐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민주당에서 4년 있으면서 정말 절절히 느낀 건 말해야 할 때 하지 않는 것"이라며 동료 의원 반발이 소극적인 데 대해 "오래된 굴종 의식 내지 습성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의원은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무소속으로 나가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나중에 단일화까지 끌어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뒤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로 국민의힘 상대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을 꺾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등 다른 정당 합류 여부를 진행자가 묻자 "그분들에게 연락이 오고 있긴 하지만 제가 일단 주말까지만 가만히 있어 보겠다고 답했다"며 다음 주 이후 접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유튜브 '노컷'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