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류현진(37·한화 이글스)도 2024시즌 새로 도입되는 KBO리그 규정에 적응해야 한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의 2차 스프링 캠프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새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하기 위함이다.
이번 시즌을 앞둔 KBO리그 투수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피치 클락'이다. KBO는 지난해 10월 19일 "심도 있게 논의를 지속해 왔던 ABS와 피치 클락의 KBO리그 도입 시기를 2024시즌으로 계획하고 관련 설비 및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ABS는 일명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며, 투구의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기계가 자동으로 판정해 심판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피치 클락은 투수의 투구 간격 시간 제한이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가 일정 시간 내에 투구하도록 규정하는 제도다.
류현진 역시 새로운 제도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ABS는 류현진에게도 생소한 제도다. 한국과 미국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베테랑 반열에 오랐지만 ABS는 처음 경험해 보기 때문이다.
우선 류현진은 ABS에 대해 "일단 공이 통과하는 스트라이크 존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들에게 불리한 제도가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아직 정확하게는 알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하게 적응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치 클락에 대해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류현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에서 이미 이를 경험한 적 있기 때문이다.
피치 클락이 투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류현진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피치 컴' 도입이 관건이다. 피치 컴은 투수가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기 위한 전자 장비다.
류현진은 "피치 컴을 사용하게 되면 더 수월할 것"이라며 "(피치 클락은) 포수와 사인을 2~3번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뿐이라, 피치 컴만 사용할 수 있다면 수월할 것 같다"고 자신 있는 모습을 내비쳤다.
이날 오키나와로 입성하는 류현진은 곧장 팀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준비하고 있는 구종이 있냐는 질문에는 "따로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 던질 수 있는 건 던질 예정"이라며 "경기력에 관한 건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