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이 박찬대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에게 다수 공천을 주면서 계파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공천 논란에 대해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국회에 나가 있는 정석호 기자]
[앵커] 조금 전에 이재명 대표가 오랜만에 백브리핑, 그러니까 비공식 브리핑을 하는 것 같던데요
[기자] 이 대표는 흉기 피습 사건 이후 기자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좀처럼 갖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조심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예정에 없던 비공식 자리를 만들어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이 때문에 기자들도 허둥지둥 모였고요
[앵커] 갑자기 소집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물론 정례적으로 이런 자리를 만들기로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당 안팎의 분위기를 볼 때 최근 공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공천 과정에서 소위 비이재명계라고 하는 의원들이 대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점수를 받았거든요. 여기에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당사자를 뺀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까지 다수 진행돼 비선조직이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비명계를 쳐내기 위한 일종의 밑작업이 아니냐는 거죠. 이 때문에 비명계 의원들이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들의 일부 반발에 그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은 오늘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공천이 이재명 대표의 사천으로 변질됐다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선조직이 여론조사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대표로 하여금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습니다.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제 정세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공천 과정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우려했습니다.
[앵커] 이 대표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이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툭하면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오는데 그런 식이면 1년 내내 당대표를 바꿔야 한다고 일축했습니다. 공천은 시스템에 따라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고요. 내부의 반발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고 여겨달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반원들 사이에는 누군가 일등을 하고 누군가를 꼴등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께서는 변화를 바라시는데 또 한번 선출된 분들은 또 스스로를 지켜가고 싶어하시죠. 두 가지를 잘 조화하는 게 우리 당 지도부 그리고 우리 공관위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진통 또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진화에 나섰네요. 오늘 진행된 경선 발표는 어떻게 나왔죠
[기자] 이 대표 백브리핑과 거의 같은 시간에 공천관리위원회에서 5차 경선 심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수의 친명계 의원들을 단수공천했습니다. 이 대표의 메시지와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이죠.
[앵커] 경선 없이 혼자 지역구를 지정한거죠. 친명계 누가 공천을 받았나요
[기자] 우선 지도부에 해당하는 안규백 의원이 서울 동대문갑에, 장경태 최고위원이 동대문을에 공천을 받았습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인천 연수구갑에 기회를 얻었고요. 이 대표와 함께 소위 '7인회'에 속했던 문진석 의원은 충남 천안갑에 단수공천됐습니다. 원외 인사 중에는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인천 동구미추홀을에,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공천장을 받았습니다.
[앵커] 공천에서도 이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사가 드러나는 것 같네요. 당내 반발이 더 거세질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은 컷오프, 그러니까 공천 배제 결정이 나자 방금 승복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노웅래]
"금품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저 혼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저 혼자만 전략지역으로 한다는 건 이건 명백히 고무줄 잣대입니다. 시스템 공천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공천 전횡이고 공천 독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건 당의 횡포입니다."
하위 10% 평가를 받은 김한정 의원도 재심을 청구했고요. 재심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박용진 의원은 공관위가 부당하게 기각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SNS를 통해 공천이 공정하다면 의원 평가의 근거를 밝히라고 나섰습니다. 마찬가지로 친문계인 국회부의장 김영주 의원은 이미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윤영찬, 송갑석 의원 등은 탈당하지는 않았지만 공천이 불공정하다고 공개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계파와 관계 없이 공천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의원들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친명계 의원으로 분류됐던 동작을 이수진 의원이 컷오프 당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수진 의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분노한다면서 이 대표를 비난했습니다. 울산 북구의 이상헌 의원은 갑자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습니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울산 북구 총선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반발한 겁니다. 그러면서 합의가 재검토되지 않는다면 당을 떠나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