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젠더이슈 의혹과 관련해 김민철(경기 의정부을)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노웅래·기동민 의원 등에 대한 컷오프 방침에 이어 당이 도덕성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보좌관 성추행' 2차 가해 의혹 김민철 의원 컷오프 논의
민주당 공천 관련 핵심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앞두고 젠더이슈 의혹과 관련해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 의원에 대해 공천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라고 밝혔다.민주당은 젠더이슈 의혹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잣대로 공천 유무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참여공천을 통해 5대 도덕성 기준을 마련했는데, 이중 하나가 성범죄 이력이다.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전략공관위로 넘어올 한 군데는 젠더 갈등에 연루되거나 일반 유권자와 국민 시각에서 심각한 도덕적 하자가 있는 경우다"라며 "(해당 지역구는) 전략공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한 군데'는 결국 김민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은 5대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김 의원을 검증한 결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자신의 보좌진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이후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예비후보 검증 단계에서도 해당 건과 관련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좌관의 성추행이 있은 이후 면직 처리를 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당에 충분히 소명했지만 (이 문제가) 젠더이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도덕성 쇄신에 박차…뇌물수수 컷오프 기준도 마련
민주당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도덕성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앞서 당은 최근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서울 마포갑)·기동민(서울 성북을) 의원에 대해서도 '컷오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돈 봉투 수수 의혹 등으로 의원들이 줄줄이 수사·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선거 전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당은 사법리스크 의혹을 받는 의원들 중 스스로 일정 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새로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은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등 명목으로 한 사업가로부터 5차례에 걸쳐 6천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 당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녹음돼 있다며 관련 녹취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검찰이 '돈 세는 소리가 녹음됐다'고 지목한 날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금품 수수를 일부 인정했다. 다만 정치자금법상 후원 처리가 가능한 500만원 미만이었고, 실수로 신고를 누락해 뇌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 의원은 2016년 '라임 펀드 사태' 관련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으로부터 선거자금 및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관련 인허가 알선 등 명목으로 200만원 상당의 양복과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 의원은 정치자금 1억원 수수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양복에 대해서는 '주고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