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통학로 안전점검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해 통학로 안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 도로.
귀가하거나 학원을 가는 아이들 옆으로 차량들이 지나는 불안한 상황이 반복된다.
통학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이들이 차도를 넘나들며 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들은 고정형 과속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규정 속도를 지키고 있어 스쿨존에서의 교통사고 위험은 여전하다.
학부모 A씨는 "특히 퇴근 시간에 많은 차량이 줄을 서 있어 많이 불편하고 위험하다"며 "아이들의 경우 키가 작고 반응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아 걱정이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인근 유치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량들은 주정차 금지 구역인데도 불법 주정차를 버젓이 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광주에서만 총 1095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해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37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광주시 5개 구청들은 조례를 제정해 통학로 안전을 점검해 왔지만 점검표에 O·X를 표시하는 수준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왔다.
광주시의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교육청을 통학로 안전 점검 주체로 포함시키는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오는 23일 공포된다.
해당 조례에는 교육감은 학교 내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한 각종 시설물의 설치·개선 및 학생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시책을 마련하고, 학교장은 교육감의 시책과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교육감은 학교 교통안전 실태조사, 교통안전지도, 교통안전교육 등의 사항을 포함한 교통안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통학로 점검과 개선에 최소 수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관련 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 이후에 광주시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교육청만의 노력으로는 통학로 안전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례를 발의한 박희율 광주시의원은 "학교에서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며 "학생 안전을 도모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례 시행이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통학로 관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